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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미-EU 등 제재.. “러시아 경제는 훈풍”

소정현기자 | 기사입력 2024/03/14 [16:15]

[칼럼] 미-EU 등 제재.. “러시아 경제는 훈풍”

소정현기자 | 입력 : 2024/03/14 [16:15]

 

 

▲ ytn 캡쳐

 

 

서방의 경제봉쇄에도 건재한 경제회복력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격 침공한지 2년여를 넘기고 있는 가운데, 지금까지 양국 간 수많은 군인과 민간인 피해가 나왔지만, 전쟁이 곧 끝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는 최근 러시아가 전장에서의 우위가 한몫 거들고 있다는 평가이다. 이에 서방의 대러 경제 압박 수위가 임계점을 벗어났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310일 영국의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러시아 경제가 서방의 기대와 달리 연착륙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주간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지난 2월 러시아 물가는 전월 대비 0.6% 상승해 지난해 12(전월 대비 1.1% 상승)보다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연간 물가 상승률도 지난해 117.5%를 기록한 이후 더는 상승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연간 물가 상승률이 조만간 4%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기사를 내놓았다.

 

20231115일 러시아 연방 통계국의 발표에 따르면, 3분기에 5.5% 성장으로 2분기 기록(4.9%)을 뛰어넘었다. 이런 예상을 뛰어넘는 통계와 수치에 대해 러시아 경제의 핵심 부문들은 제재에 적응했거나 제재 타격으로부터 완벽하게 회복됐다. 서방 국가들의 예상보다 훨씬 회복력을 보였다는 것이 블룸버그 통신의 20231116일 진단이다.

 

2022224, 미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달 전 대러시아 제재안을 완성하고 주요 7개국(G7), 유럽연합(EU), 호주 등과 촘촘한 봉쇄정책을 미리 짜놓았다. 단기적으론 러시아의 전쟁 재원을 고갈시키는 동시에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등 첨단기술 접근을 차단, 군산복합체의 무기 기술과 전력망 악화를 노렸다.

 

미국과 동맹국들은 수천 개의 첨단 기술 제품의 러시아 판매를 금지했고, 러시아에서 운영되던 많은 서방 기업들은 자발적으로 철수했다. 3,000개의 글로벌 기업 중 약 절반이 어떤 식으로 든 그곳의 운영을 축소했고, 러시아에 대한 외국인 직접 투자 주식이 4분의 1로 떨어졌다.

 

장기적으론 러시아 경제를 질식시키는 전략을 구사했다. 루블화를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퇴출하고 러시아산 원유·가스 수출에 대대적인 타격을 입혀 1991년 소련 해체 당시의 가난상태로 되돌려놓겠다고 호언장담했다. 이에 러시아산 저렴한 천연가스를 사들였던 유럽 국가들은 값비싼 미국산 액화가스(LNG)를 울며 겨자 먹기로 구입해야 했다.

 

대신 미국은 외교적으론 독일과 프랑스 등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국들을 하나로 결속시켰다. 아울러 나토 회원국 국방예산을 국내총생산의 2% 이상으로 올리려던 미국의 오랜 꿈은 유럽 국가들이 경쟁적으로 예산을 올리면서 의외로 쉽게 달성되었다. 각국이 경쟁적으로 미국산 값비싼 무기를 구입한 덕에 방산 수출이 급증했다.

 

반면, 러시아는 미국의 의도대로 쇠망의 길을 걷는 것이 자명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탈출한 외국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 금리를 20%로 올리고, 정부는 외화 반출을 엄격하게 통제해야 했다.

 

그런데도 최근 경제가 호조라는 얘기이니 서방으로선 아이러니라고 할 수밖에 없다. 러시아 경제는 전쟁 전과 큰 차이 없이 돌아가는 분위기다. 러시아가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경제 제재 관문을 통과했을 뿐 아니라 과도한 전쟁 지출로 인플레이션이 통제 불능으로 치달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무난히 비켜갔다.

 

우호적국가들과 공급망 구축

 

서방 선진국의 강력한 경제 제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경제가 순항한 이유는 중국과 인도 등으로의 교역 증가에서 찾을 수 있다. 두 나라뿐만 아니라 터키와 그루지야 그리고 북한 등이 가세한 육로 교역망이 러시아 경제의 숨통을 트여주었다.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에는 제재로 인해 러시아 기업들이 원자재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며 생산이 지연됐으나, ‘우호적국가들과 공급망을 구축하면서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됐다.

 

먼저, 세계 경제를 지배하는 달러화 결제망 밖에서 자생력을 확인한 것은 서방과 대적하겠다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대외전략에 자신감을 실었다. 러시아가 서방 경제 제재를 회피하는 데에는 중국이 한몫하고 있다.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에 따르면, 2022년 말까지 러시아가 수입한 물품의 20%가량이 위안화로 청구됐다. 서방은 국제 결제네트워크인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에서 러시아 금융기관을 배제함으로써 러시아 돈줄을 끊어 금융 거래와 교역을 막고 있는데 이 틈을 위안화가 메워주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의 우호 관계는 비단 여기에 멈추지 않는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중국은 자동차에서부터 핸드폰까지 대러 수출을 늘려 20231~8월 대러교역이 32% 증가했다. 예를 들어 러시아가 수입하는 상품의 절반은 중국산이다. 중국산 제품 수입량은 침공 전의 두 배로 늘었다. 또한 러시아는 2022년 초까지만 해도 중국에 러시아산 원유를 10% 할인된 가격에 제공했으나 현재는 할인 폭이 5%로 줄었다.

 

인도와 튀르키예 역시 러시아산 원유·가스를 적극 수입할 뿐 아니라 대러시아 상품 수출을 통해 유럽의 자리를 대체했다. 인도와의 교역은 2023년 상반기 3배가 늘었고, ‘튀르키예는 같은 기간 대러 수출이 89% 증가했다. 또한 2022년에는 러시아에 대한 아르메니아 수출이 3배 증가하는 기염을 토했다. 아울러 브라질과 남아공 등 브릭스(BRICS) 국가들도 러시아가 서방에서 직접 수입하던 소비재의 수입경로 역할로도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전쟁 지속능력 군수사업의 활황

 

러시아 경제가 전쟁 이후 지금에도 전쟁 수행 능력을 갖추고 있는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해와 자산 압류와 규제의 구멍때문이다. 미국 등 세계 각국은 약 1,000억 달러 규모의 러시아 민간 자산을 동결했는데, 이는 러시아 가계가 해외에 보유한 4,000억 달러의 약 4분의 1에 불과했다.

 

물론 러시아 경제의 연착륙은 밝은 면만 있는 건 아니다. 정부가 군수산업에 돈을 풀면서 경기가 살아난 덕이 크다. 일종의 전시 특수다. 러시아 정부는 2024년 정부지출의 3분의 1에 육박하는 1090억 달러를 국방예산에 배정했다. 노동력의 상당 부분이 무기 생산에 투입되면서 경제는 살아났다. 민수용품을 생산하던 공장은 무기 공장으로 개조되고 있다.

 

특히 전장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비해 우위를 점하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는 러시아가 북한의 포탄뿐만 아니라 동부 이웃 국가로부터 자폭용 민간인 드론을 사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보도에 따르면, 수천 대의 자폭용 드론을 대가로 이란과 Su-35 항공기 60대를 거래한 것으로 전해진다.

 

서방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쟁 자금 조달 능력을 억제하긴 했지만 막지는 못했다. 러시아는 전장은 물론, 경제에서도 패배하지 않았다. 러시아의 경제 연착륙은 우크라이나의 휴전의 전망까지 한층 어둡게 하고 있다.

 

러시아가 전쟁을 치르면서 북한과 밀착하고 한국과 대립각을 세우는 점도 우리에게 유리하지 않다. 러시아 경제가 달러화 위세에 직면해서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하나의 새로운 지정학적 질서가 형성되는 과정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순선환이든 악순환이든 어떤 방식으로 종결되건, 새로운 질서가 태동할 조건이 구비되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원본 기사 보기:모닝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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