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밤
고현자 시인 | 입력 : 2014/07/22 [00:31]
한여름 밤
고현자
서쪽 하늘 한켠에 뼈 한 올 걸치지 않은 반달이 그녀를 읽는다 하루 분량의 햇살을 다 털어먹어도 흣흣한 갱년기의 알몸을 점검한다 그림자긴 한여름 계절은 어느새 신록의 반경을 빠져나와 삼라만상을 시공하고 색깔 진한 열매들은 다리가 휘도록 시간을 달린다 피돌기 멈춰버린듯 먹먹한 밤 골다공증을 앓는 반쪽짜리 달빛 마지막 요염을 떨고 있다 다 헐어 버린 심장이 모질게도 차오르는 중년의 밤은 늦게 퇴근하는 새벽 탓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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