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았더라] 暻井. 꽃 필 무렵이 좋았다. 아름답게 수 놓을 생각만으로도 행복하고 부자였다. 허나 피고 나면 곧 지고 말더라. 봄 올 무렵이 좋았다. 따뜻하고 생명들 살아 숨쉴 거라 생각만으로도 벅차올랐다. 허나 봄이 오고 나면 곧 여름이 오더라. 사랑할 무렵이 좋았다. 그냥 행복하고 마냥 꽃이요 봄이었다. 허나 결혼 하던 안하던 꿈이었다. 살 무렵이 좋을 것이다. 삶을 산다는 것 이상 감사한 게 어디 있을까? 곧 황혼의 언덕에 오르면 당시 흙탕물이라 여겼던 희노애락의 온기가 추억으로 감싸 올 것이다. 내일이 없을 시간에 서서 지팡이를 짚고 아름다운 노을을 그렇게 바라볼 것이다. <저작권자 ⓒ pluskorea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시인, 칼럼니스트, 공인중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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