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을 내려놓다.] 暻井. 칼날이 시퍼렇다. 이 칼은 누구라도 벨 것이다. 세상에 내뱉는 탄소만으로도 칼은 날이 갈아지고 타인에게 준 미움은 백일치 장인의 날이 갈렸고 세상 향해 던진 잘못은 천일치 기계가 날을 갈았을 것이다. 가끔씩 칼을 버렸다고 생각했다. 버리고 갱생한다고 생각했다. 그건 칼을 칼집에 꽂았을 뿐이었다. 악의 세상을 베고 픈 마음은 세상 제일가는 초짜가 되어야 한다. 내려놓는다는 건 어쩌면 죽는 일이다. 죽어야 죽어버려야 칼집 채로 사라질 것이다. 저 하늘로 보낸다. 언젠가를 저 만큼 높이 허공에 띄워놓고 거기까지 탑을 샇아야 한다. 알겠다. 하루마다 하늘로 보내고 보낸 그걸로 그렇게 탑제를 올려야 한다. <저작권자 ⓒ pluskorea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시인, 칼럼니스트, 공인중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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