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천 칼럼] 민주당은 왜 선거에 패배를 했나?"그 역사적 미션을 완수하기 위해서 민주당은 이재명의 언어의 채에 올라타라"
우리의 뼈가 부딪치며 피를 흘린다 우드득 삐꺽 서로가 서로를 부딪치며 소리 없이 피를 흘린다. 긍정의 힘, 공정의 힘, 정의의 힘 깃발을 흔들지만 시뻘건 핏물을 비껴가지는 못 한다 누구인가? 누가 우리의 발목을 잡고 놓아주지 않는가 우리는 너도나도 그 핏물에 젖어있다 따가운 살갗에 스며드는 핏물을 제어하지 못 하고 결국 우리는 또다시 공정과 정의를 위해 주먹을 불끈 쥔다 보다 못한 하늘은 이법으로 던져 놓은 그물을 서서히 잡아끌기 시작했다 그러자 세월호 사건이 터졌다 뒤이어 최순실사태가 불쑥 고개를 내밀었다 낭떠러지에 대롱대롱 매달려 마지막 숨을 쉬던 시민들이 ‘이게 나라냐’를 외치며 민주당에 180석을 몰아주며 막혀 있던 숨구멍을 열어제꼈다. 그렇게 그렇게 시민들은 구명줄을 잡듯 민주당의 손을 간절하게 잡은 것이다. (중략)
공지영은 2018년 헤럴드에 ‘이재명은 스스로의 거짓말더미에 압사 당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나는 언뜻 보면 맞는 것 같은 그 진단이 틀렸다고 생각한다.
우리사회의 전반에 기득권이며 강자인 주류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사적정신) 거미줄처럼 촘촘히 쳐놓은 거짓말에 압사 당한 건 약자인 국민들이었다. 이재명은 그 기기묘묘하게 엉켜 있는 거짓말을 뚫고 국민들을 구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하고 있는 사람이다. 그도 실수를 할 수 있는 인간이다. 그러나 본질을 보라는 것이다. 이재명의 본질에서 봐야 하는 것은 공적정신이다.
민주당은 ‘왜 정권을 빼앗겼나’ 스스로 이유를 찾아 되묻고, 회의도 하고 세미나도 하고 있지만......그 답을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남에게 잘못을 전가해야 마음의 진정을 찾는 약삭빠른 인간 특유의 특성으로 답을 찾으니 시원한 답을 못 찾는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그동안 누가 민주당에서 주류였고 기득권이었고 강자였나를 보면 된다. 그것은 한 가정이나 어떤 조직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그게 원리라는 것이다. 문재인 정권 초기에서부터 국민들을 자지러지게 만든 게 민주당의 비주류였나. 이미선, 손혜원, 윤미향을 거치면서 이미 판가름이 난 선거였다.
나는 보았다. 판사인 이미선 남편의 엉뚱한 대응으로 공적정신이 파괴된 실체를 보이면서 그때까지 죄인이 되어 숨죽이며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국힘당의 에너지들이 ‘으응~ 이게 뭐지?’하며 고개를 드는 것을. 그리고 옳고 그름을 떠나 국회의원으로서는 하지 않아야할 일을 해 놓고 당당하게 큰소리를 치는 손혜원을 보며 국힘당은 그 죽음의 늪에서 벌떡 일어나 바깥세상으로 한 계단 성큼 올라섰었다. 그리고 터진 윤미향사건...나는 이 사건을 하리라이트로 본다. 그 사건으로 국힘당은 걷다가 뛰다가 드디어 날기 시작했다. 그렇게 되도록 누가 옹호하고 주도를 했나? 강자였던 주류들이다. 그걸 그렇게 막무가내 식으로 엉망으로 국민들 가슴을 휘저어놓고 우린 도덕적이고 잘났다고 하는 게 얼마나 사람들을 허탈하게 만드는지 몰랐던 것...그게 주류들의 마음의 실력이었다. 그 마음의 실력으로 만들어진 그릇을 가지고 국정운영을 담으니 그렇게 국민들이 저항을 하는 것이다. ‘이게 나라냐’를 외치며 180석을 밀어준 것은 정신적 사기꾼들에 지쳐서 나가떨어진 국민들이 구명줄을 잡듯 민주당을 잡은 것이다. 그것은 더 투명하고 더 깨끗하고 더 정직하라는 의미였다. “국힘당이 도독*들인 것 다 안다. 그러나 민주당*들 미워서 국힘당을 찍을 수밖에 없었다.” 우리는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이런 말들이 떠돌아다니는 것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실패의 원인을 부동산에서 찾으면 민주당은 그 진창에서 빠져나올 길이 없다는 말을 하고 있다.
당시 민주당이 국민에게 심어준 그런 허탈감 같은 종류는 깊고 깊은 상처가 되어 집단무의식에 저장된다. 그리고 모든 결정에 심리적 배경으로 사용이 된다는 것. 사람들은 심리적 배경의 무서움을 잘 모르는 것 같다. 이것도 아주 쉽게 생각하면 된다. 누군가에게서 자지러질 정도의 깊은 상처를 받았다면 그 사람이 아무리 좋은 얘기를 해도 믿지 않게 되는 것을 우리는 일생을 살아오면서 스스로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그 주류들이 엉망으로 만든 국민정서를 상대로 새로운 질서를 잡기 위해 있는 힘을 다해 움직였던 사람이 누구였나? 외곽지대의 장수였고 철저히 비주류였고 약자였던 이재명이다. 그 결과 1620만표라는 놀라운 성과를 낸 것이다. 그것은 사실 기적과 같은 일이었다. 그런데 선거패배가 이재명에게 있다고 외치는 놀라운 사람들이 있다. 그렇게 아직도 선거패배의 실체를 모르면 정말 곤란하다.
사실 혼란을 일으킬만하다. 1620만표를 얻었으니 지방선거는 그에 걸 맞는 결과가 나와야 맞는데, 그렇게 참패를 할 수 있다니! 그러니 이재명이 나와서 그렇다는 엉뚱한 결론을 내린다. 지방선거에서 참패를 한 것은 국민들이 이재명과 민주당을 분리해서 생각한다는 증거다. 그리고 그것은 이재명이라야 국민들의 무의식에 저장되어 있는 저 깊은 상처를 뛰어넘을 수 있는 유일한 통로라는 증거를 보여주는 것이다. 민주당 주류들은 이 증거 앞에 겸허하길 바란다. 이재명의 탁월한 언어를 중심으로 뭉쳐라. 민주당의 기득권이며 주류인 핵심들의 허우적거림을 더 이상 국민들이 보게 해서는 안 된다. 자신들의 잘못에 더 이상 이재명을 끌어들이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재명이 가진 언어의 채를 사용해야... 97세대들이 변화와 쇄신과 희망을 말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아직 언어가 준비되어 있지를 않다. 이 말은 그들이 가진 언어의 채는 너무 구멍이 커서 그 뜰채로 우리사회를 휘저어보아도 기기묘묘한 인식의 귀신들은 이미 마이크로 입자처럼 세분화 되어있어서 요리조리 빠져나가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재명의 언어의 채를 피의 제물로 이 역사에 바쳐라. 그런 다음 그대들이 나서면 제대로 걸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상태로 그런 정도의 언어로는 나와 봐도 이리 비틀 저리 비틀거리다 ‘아, 나는 잘 먹고 잘 놀았다.’ 밖에 되지를 않는다는 얘기다. 이재명은 그냥 그렇게 머리가 좋아서 된 게 아니다. 그가 피로서 온몸을 적시며 갖게 된 언어의 채... 우리는 그 채를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서 사용해야 한다. 그걸 직감으로 알기에 사적정신을 가진 인간들이 온몸으로 막다가 이제는 공중전까지 벌리고 있다. 가족사건도 나는 이 선상에서 보고 있다. 애초에 문제를 일으켰던 그 가족이 0.1%로의 공적정신만 가지고 이재명을 대했다면 결코 일어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 김건희가 걸어온 길 10%로만 김혜경이 했다면 이미 이재명은 가루가 되어 허공에서 흩뿌려졌을 것이다. 여기선 ‘아~’ 저기선 ‘어~’가 되는 그런 정도의 공정과 정의를 가지고 있는 게 우리사회다. 그게 우리사회가 가진 현 단계 역사의 텃밭이라는 얘기다. 우리는 그런 허술한 텃밭에 뿌리를 내리며 살고 있다. 우리의 땅은 그토록 오염이 많이 되어 있다는 이 사실...이 엄중한 역사적 사실 앞에 민주당은 겸허하게 엎드려라. 그런데 지금 뭐하고 있나? 자신들이 유일하게 가지고 있는 출구를 막아버리고자 탕탕 못을 박는데 혈안이 되어 있다니 이게 말이 되나?
결론 사적정신으로 기기묘묘하게 형성된 인식의 귀신들을 약화시켜내는 작업, 그 관문을 통과하는 것이 다음 단계이다. 그 역사적 미션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민주당으로서는 이재명의 언어의 채에 올라타는 방법밖에 다른 길이 없다. 그 미션을 완수해야 우리사회는 대동세상으로 성큼 올라설 수 있는 기반을 갖게 된다고... 나는 감히 증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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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이며 문화비평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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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천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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