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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사랑도둑년] 그녀, 쇼윈도 부부 5회
 
임서인

 

 

 

 

연재소설 [사랑도둑년] 그녀, 쇼윈도 부부 5회 

 

 

 

희색 고양이가 그녀를 빤히 바라본다. 또다시 그녀의 눈과 고양이의 눈이 허공에서 부딪혔다. 그녀가 묘한 웃음을 지었다. 그녀는 고양이가 자기 이야기에 대해 궁금해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 희색고양이와 주인은 닮았을까? 그녀는 문을 더 활짝 열고 손님들에게 음식을 나르는 주인 여자의 얼굴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왜 주인 여자를 살피니?”

 

선영이 물었다,

 

“저 고양이가 주인을 닮았는지 보는 거야.”

 

“동물은 주인을 닮는다는 말이 있긴 해.”

 

“사랑하면 닮는다는 말도 있지? 사람과 사람만이 아니라 애완동물도 주인을 닮는다고 하지.

중년부부가 오래 살다보면 오누이 같이 다정한 모습을 보이는 것처럼 애완동물도 주인의 유사 행동을 닮지. 저 고양이가 주인 여자를 닮았는지 보렴.”

 

선영도 주인 여자를 본다. 고양이와 주인 여자를 봐도 모르겠다. 더 가까이 보아야 하는 걸까? 선영은 고개만 연신 도리도리했다.

    

“너희 부부도 닮지 않았어. 우리 부부도 닮았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없어. 그런데 묘하게도 말야. 화면 속 여자의 얼굴 속에 우리 남편의 얼굴이 약간 있는 거야. 내가 그 인간의 그 짓을 찍으려고 나도 모르게 유심히 보았어. 젠장.”

    

“족히 20년은 서로 보던 사인데 왜 닮지 않았을까?”

 

선영이 물었다.

 

“글쎄. 어느 글에서 읽은 거야. 어떤 사람이 폭풍우를 만나 낙도에 표류했어. 어떤 집에 하루를 묵었는데 그 집에 한 장의 너절한 동판화가 걸려있었어. [늙은 유혹]이란 제목의 그림이었지. 한 늙은이가 공부하고 있는 곳에 여자가 나타나서 방해하는 그림이었어. 여자는 구름 속에서 허리까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있었어. 근데 그 집의 딸이 그 그림 속 여자와 판에 찍은 듯이 그대로 난잡한 얼굴을 하고 있더래. 왜 그럴까?”

 

“ 그 집의 딸이 그 그림을 보며 그림 속 여자를 동경했을까? 아님 그 그림을 보며 자신의 생각을 말했을까?”

 

선영은 그녀가 한 남자를 만난 이야기를 해주려다가 말고 닮았는지 닮지 않았는지에 대해 말을 하는 그녀가 의아했다. 다시 한 번 고양이를 바라보고 주인 여자의 얼굴을 떠올려 보았다. 닮은 것도 같다.

 

“또 말야. 어떤 환전상의 여주인이 화폐 위에 찍혀 있는 초상을 아침 저녁 바라보면서 살아갔어. 태어난 아이들 얼굴이 그 화폐에 있는 사람의 얼굴이랑 닮아 있더랜다. 그러니까 우리나라도 화폐의 초상화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지 않니? 젊은 여자들이 이걸 알면 만 원짜리 세종대왕을 아마 매일 바라보지 않을까? 근데 세종대왕을 닮고 남편을 닮지 않으면 또 남편이 오해하겠지? 하하하.”

 

“왜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거야? 좋은 남자가 있다면서?”

 

“서로를 얼마나 바라보고 살았느냐 말하고 싶었던 거야. 선영아, 넌, 네 남편을 진정으로 바라보고 살았어?”

 

“그랬으면 이혼을 결심했겠어. 나는 그나마 남편을 의지했는데 그 사람은 나를 바라보지 않았던 것 같아. 늘 야단만 쳤지. 늘 외로웠어. 무언지 모를 허전함이 항상 내 몸을 휘드르고 있었던 것 같아.”

 

선영이 괴로운 듯 신음을 뱉았다.

 

“우린 서로를 포기하고 체념한 가면 부부였지. 우린 우리 문제가 생겼을 때 충분히 대화를 하지 않았고, 서로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어. 서로의 의견을 말하는데 힘들어했고, 문제를 말하면 바로 나무라고 책망을 했단다. 서로가. 나만 참으면 문제가 해결될 거라고 여겼던 적도 있지. 근데 내가 왜 이혼하지 않은 거 아니? 경제적으로 힘들고 싶지 않고 우리 아이에게 부모의 이혼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싫었어. 그 아이가 괴로워할 것을 생각하니 불쌍해서 이혼을 더 하기 힘들었지. 이혼하면 사회적으로 그나마 유지한 지위에 타격을 입을까 두렵기도 했어, 이런 것도 다 버릴까 하다가도 어떤 날은 이혼하는 것이 귀찮아지더라,”

 

“가면 부부?”

 

“그래. 연애는 밖에서 해결하라 하는 것이 그의 말이다. 자신은 기계 속 여인과 연애를 하겠다는 것이지.”

 

“서로를 바라보지 않고 동상이몽이어서 닮지 않은 것일까? 네 남편을 본지가 오래돼서 너랑 .”닮았는지 잘 모르겠어

 

선영이 말했다.

 

“한번 보렴.”

 

지혜는 휴대전화를 꺼냈다. 앨범 속에서 다정하게 찍은 두 사람의 모습은 누가 쇼윈도 부부며 사이가 좋지 않는 부부라고 상상도 못할 정도로 해맑은 모습이었다. 그녀 말대로 닮지 않았다.

 

“이런 연출을 하는 것도 이제 별로 어렵지 않아. 오히려 그 사람의 속을 들여다보는 것이 더 끔찍하고 내 마음을 보이는 것이 더 싫어진다. 가면 속에서 나는 더 자유스러워. 그의 눈과 부딪혀 심장이 벌렁거리기 전까지만 해도. 가면 부부처럼 사는 것이 내 인생이라고 체념했었어. 그런데 말야…….”

 

그녀의 눈동자가 환해졌다. 그녀의 정신 속에 숨겨 놓았던 자유의 원소를 꺼내 자신의 세계관을 바꾸었음을 말해주고 싶다. 그동안 쌓아올렸던 사상을 무너뜨리고 그동안 자신의 신조가 나빴다는 것을 깨달아서 오늘은 또 다른 신조로 바꾸어서 서로를 바라볼 수 있는 그인지도 모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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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4/06 [03:19]  최종편집: ⓒ plu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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