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예비후보 중 고건도 하차, 범여권 후보 완전 전멸
<분석> 정운찬 대항마론에도 부정적 영향 미칠 듯
변희재 빅뉴스대표 | 입력 : 2007/01/16 [15:10]
이번 대선, 레드카드가 남발된다
정치컨설팅 회사 민기획의 박성민 대표는 “이번 대선은, 정당, 시민단체, 언론이 한팀이 된 단체전 싸움이 될 것이고, 그 과정에서 엘로우카드와, 레드카드가 남발될 것”이라 예측한 바 있다. 즉 2007년 대선은 정상적인 선거가 아니라, 정치세력 간의 생존을 건 살벌한 싸움판이 된다는 것이다.
고건 전 총리는 오늘 뜻밖의 대권후보 포기 선언을 해버렸다. 지지자들은 이를 말리겠다고 나섰지만, 고건 전 총리의 결단이 바뀔 가능성은 없다. 이미 그가 정치권에 내놓을 수 있는 카드는 다 내놓았고, 급락한 지지율 반전d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고건 전 총리의 지지율 급락은 여러 가지로 분석된다. 근본적으로 보수적인 노선의 고건 전 총리가, 호남을 비롯한 범 여권 후보로 규정된 것 자체가 모순이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북핵 문제 때, 보수적 입장을 취하다, DJ 지지자들의 표가 떨어지고, 노무현 대통령과 맞불을 놓다, 친노 지지율도 떨어졌다. 이를 만회할 보수적 유권자들은 모두 이명박, 박근혜 등 한나라당 후보로 뭉치고 있다. 그 어디서도 고건 전 총리가 새로운 지지층을 흡수할 여지는 없었다. 그러나 더 중요한 문제가 있다. 2007년 대선에서 범여권은 후보는커녕, 정당조차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진행되고 있다. 더구나 현실 최고의 권력자인 노무현 대통령마저도 이 게임에 참여하고 있다. 한나라당과의 대결 이전에, 아군진영끼리의 전투가 어떤 양상으로 벌어질지 누구도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갑작스레 고건 전 총리를 공격한 것도 그 맥락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열린우리당을 더욱 더 친노성향으로 바꾸어 일대 승부를 걸려 한다. 반면 열린우리당을 해체하여, 통합으로 가자고 주장하는 측은 고건 전 총리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필연적으로 고건 전 총리는 한나라당과의 승부 이전에 노무현 대통령과 결전을 벌여야 하는 형편이었다. 더 심각한 것은 그간 이미 접수했다고 생각한 민주당의 변화였다. 민주당의 한화갑 전 대표는 고건 전 총리를 향해 “숟가락만 들고 다니는 사람”이라며 폄하했다. 한 전 대표 이외에도 민주당 중심의 정계개편을 주장하는 측도 고건 전 총리의 우유부단한 행동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신중식, 김효석 등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 민주당에서 고건 전 총리를 위해 당을 통째로 갖다바칠 사람은 없었다. 특히 민심을 완전히 잃어버린 열린우리당과의 통합에 대해서 민주당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 고건 전 총리는 원만한 성격으로 고른 지지를 받아온 후보였다. 그러나 이런 고건 전 총리가 버텨내기에는 2007년 대선의 판세가 워낙 혼탁하다. 사이버 논객 공희준의 말대로 삼족이 멸할 각오를 하지 않고는 참전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이다. 최연소 도지사부터 시작해서, 서울시장, 두 번의 총리를 거친 고건 전 총리 입장에서 이러한 위험한 도박을 하면서까지 대선에 나설 실리를 찾기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이번 대권포기선언에는 가족들의 만류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알려지고 있다. 정운찬 대항마론에도 부정적 영향 고 전 총리의 중도하차로, 범여권은 사실 상의 유일한 후보 하나마저 잃어버렸다. 그나마 고 전 총리만이 두 자리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고, 정동영, 김근태, 등은 1% 대의 지지율에 멈춰있다. 그러다보니 몇몇 언론에서는 벌써부터 정운찬 대항마론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고건 효과는 오히려 정운찬 측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칠 듯하다. 고건 전 총리가 정치권을 신랄하게 비판했듯이, 지금의 대선판에서 고위관료나, 학자가 견뎌낼 수 있겠냐는 회의적인 여론이 조성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정운찬 전 총장의 행보 역시, 고건 전 총리처럼, 애매한 통합론에 머물러 있다. 정운찬이라고 지지율이 답보상태에 이르면 그만두지 말란 법이 없고, 이러한 불확실성 때문에 정운찬의 지지율이 발목잡히는 수도 있는 것이다. 고 전 총리의 중도하차는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을 합쳐, 이미지가 좋은 외부 후보를 영입하겠다는 단순한 선거전략의 한계를 드러냈다. 그러니 결과적으로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당사수파의 입지가 훨씬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현재 상황에서 더 이상 범여권의 대선 후보는 아예 한 명도 없다는 점이다. [제휴사=빅뉴스] http://bi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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