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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 수구언론, '5.18 왜곡'사과했지만

뒷짐 지고 수수방관한 정부와 광주혁명기념사업회도 문제

오주르디 정치칼럼 | 기사입력 2013/05/23 [14:04]

막장 수구언론, '5.18 왜곡'사과했지만

뒷짐 지고 수수방관한 정부와 광주혁명기념사업회도 문제

오주르디 정치칼럼 | 입력 : 2013/05/23 [14:04]

[칼럼 플러스코리아]오주르디 정치칼럼= 광주 5.18민중혁명 왜곡에 여론이 분노했다. 그러자 새누리당 등 자칭 보수진영도 종편과 선을 그었고, 수구 논객들도 종편을 비난하고 나섰다. 결국 북한 특수부대가 광주 시민을 조종해 일으킨 폭동이라며 5.18에 대해 왜곡된 방송을 내보냈던 '채널A'와 'TV조선'이 사과를 했다. 고립무원에 빠지자 드디어 백기를 든 것이다.

사과인가 변명인가?

다음은 5.18왜곡 보도에 대한 두 종편의 사과 내용이다.

“채널A는 지난 15일 ‘김광현의 탕탕평평’ 프로그램에서 북한군 특수부대 출신 탈북자 김명국 씨의 증언을 방송한 바 있습니다.... 이 방송 내용으로 인해 마음을 다친 광주민주화운동 피해자와 광주시민, 그리고 시청자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제작진은 방송 과정에서 부족했던 점을 엄밀하게 검증해 시정해 나가겠습니다. 채널A는 광주민주화운동의 정신과 본질을 존중하며 앞으로도 이 같은 자세를 지켜나갈 것입니다.” (채널A)

“제작시간에 쫓기고 방송여건이 매우 불비해서 그런 사태를 빚었으나 당초 광주 5.18민주화운동을 폄훼하고 왜곡할 의사가 없었다... 진실과 거리가 먼 발언이 방영돼 5.18민주화운동 희생자 유족과 관련 단체 여러분께 깊은 상처를 드린 점 사과 드린다.” (TV조선)

반쪽짜리 사과다.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UN과 전 세계가 군사반란에 맞서 투쟁한 민주항쟁으로 알고 있는 5.18의 역사적 사실에 칼을 대려다 실패하자 여론에 떠밀려 마지못해 한 사과라는 게 확연히 드러난다.

일단 백기 들고 보자?

▲ 채널A 사과문     © 오주르디

두 종편의 사과 내용에 ‘오보’임을 인정하는 문구가 없다. <채널A>는 탈북자의 증언을 방송에 내보낸 것에 대해 사과했을 뿐이고, <TV조선>은 방송여건과 제작시간을 탓하며 ‘사실과 다른 발언’이 프로그램에 포함돼 있다는 점에 대해 사과를 했다.

그러면서 ‘5.18민주화운동을 폄훼할 의도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말도 안 되는 얘기다. 애당초 폄훼할 의도가 없었다면 그런 내용을 방송에 내보내지 않았을 것이다. 못된 짓을 하다가 들키게 되자 ‘그럴 의도는 없었다’고 오리발 내미는 거나 똑같다. 여론이 들끓으니 일단 사과는 하고보자는 식이다.

핵심이 빠져 있다. ‘북한이 주동한 폭동’이라는 주장은 거짓이라고 명백히 밝히지 않았다. 관련자 문책과 재발 방지, 해당 프로그램 폐지 등의 후속 조치도 언급되지 않았다. 프로그램 진행자와 증인으로 출연한 탈북자에게만 책임을 전가하는 사과라면 사과가 아니라 변명에 불과하다.

국민과 역사 앞에 용서 받지 못할 짓을 했다면 무조건 죄송하다고 머리를 조아리는 게 상책이다. 하지만 두 종편은 자신의 ‘핵심 죄목’은 인정하지 않고 부수적인 잘못만 언급하며 어벌쩡 넘어가려 한다. 용서를 구할 만큼 큰 잘못을 한 건 아니라는 태도다.

종편의 ‘오판’...‘친구’와 ‘동지’들을 믿었나?

▲ TV 조선 사옥 앞에서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는 광주 북구의회 문혜옥 의원. 사진=뉴스1     © 오주르디

며칠 동안 종편에 대한 비난이 봇물처럼 터졌다. 그래도 종편은 눈치 채지 못했다. 지난 20일 <TV조선>이 취한 태도를 보면 알 수 있다. 오동선 ‘시사탱크’ 책임 PD는 해당 방송분 동영상을 삭제하며 “예상과는 달리 계속 논란이 일어 삭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5.18을 왜곡하는 방송을 내보내도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방송을 준비했다는 얘기다.

믿는 구석이 있었다는 말인가. 대체 무엇을 믿고 이런 황망한 짓을 저지른 걸까. 망동을 일삼은 ‘일간베스트’(일베)의 왜곡된 5.18 주장을 ‘형성된 여론’이라고 착각한 걸까. 5.18 정신의 상징인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거부한 보훈처의 태도에서 용기를 얻은 걸까. 뒤로는 ‘무한 교감’하는 상대인 새누리당과 보수진영의 지원사격을 기대한 걸까.

‘튀는 발언’으로 세간의 시선이 집중되면 시청률이 오를 수 있을 테고, 설령 논란이 된다 해도 보수진영이 자신들을 거들어 줄 거라는 믿음과 기대를 전제로 해 저지른 행동으로 보인다. 하지만 종편이 판단은 어수룩했다. 정치라는 게 여론에 따라 춤을 춘다는 걸 간과했나 보다. 문제가 되면 극우 논객들이라도 ‘우리가 남이가’ 하며 편을 들어 줄 거라고 믿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사태의 흐름은 종편의 기대와 믿음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치달았다.

종편 '고립무원', ‘일베’만이 유일한 우군

<채널A>와 <TV조선>이 고립무원에 빠지며 ‘일베’만이 유일한 ‘우군’으로 남게 됐다. 도와 줄 ‘내편’이 죄다 등을 돌린 셈이다. ‘일베’와 함께 어깨동무 하는 것도 쪽 팔리는 짓 아닌가. 일단 ‘백기’를 들 수밖에. 국민 여론이 들끓고 광주 민심이 극도로 사나워지자 종편의 ‘친구와 동지들’은 이렇게 등을 돌렸다.

“5.18 광주 민주화운동 33주년을 맞이하여 민주주의를 위해 숭고한 희생을 하신 영령들의 명복을 빕니다....앞으로도 5.18 민주화운동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박근혜 대통령 5.18 기념사)

“5.18정신은 민주주의를 발전시킨 우리나라의 역사적 사건이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박근혜 대통령이 노래(임을 위한 행진곡)을 따라 부르지는 않았지만 일어서서 노래를 경청한 것만으로도 공식 곡이나 다름없다. 광주시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지정되도록 노력하겠다.”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합창이냐, 재창이냐 불필요한 논란이 불거지며 대통령의 국민 대통합 메시지마저 훼손됐다.” (서병수 전 새누리당 사무총장)

“계엄령 하에 철통같이 포위된 광주에 수백 명의 북한군이 어떻게 들어오나? 수백 명이 죽었다는 데 시신은 다 어디로 갔나? 시민, 시위자, 진압군, 취재기자들 가운데 북한군 비슷한 사람을 보았다거나 북한군 개입설을 믿는 이는 전무하다.” (조갑제)



5.18 이 북한의 소행? 그럼 역대 정권은 북한군이 일으킨 폭동을 기념한 ‘괴뢰정부’?

하나 남은 ‘우군’인 ‘일베’는 이성적인 집단이 아니었다. 보수진영을 대표하는 논객인 조갑제 대표를 향해 “종푹좌파로 전향했다”며 비난을 쏟아 냈다. ‘일베’ 게시판에는 “조갑제는 이제 친노, 종북, 좌빨”이라며 “박정희를 팔아서 보수 흉내나 내는 깡통”이라는 식의 비난 글이 대거 등장했다.

5.18은 1997년 4월 대법원 판결에 의해 전두환·노태우에게 내란죄 등으로 무기징역과 17년 형이 확정되면서 ‘5.18민주화운동’으로 불리며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5.18관련 기록물은 2011년 5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상태다. 5.18 정신과 역사성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그런데도 종편이 황당한 짓을 한 거다. 5.18이 북한이 주도한 무장폭동이라면 그 동안 기념행사에 참석하고 주관해온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정부는 북한의 무장폭동을 찬양하는 ‘괴뢰정부’가 된다. 12.12군사반란으로 처벌 받은 전두환·노태우에 대한 사법부의 판단이 뒤집어지려면 제2, 제3의 군사반란이 일어난다 해도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뒷짐 지고 수수방관한 정부와 광주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도 문제

종편의 사과로 사태는 수그러들겠지만 박 정권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어차피 5.18을 순수한 민주항쟁으로 인정할 거라면, 보훈처에 의해 5.18정신과 가치가 폄하되는 동안 왜 뒷짐 지고 구경만 한 건가. 수수방관은 곧 동조다. 청와대가 보훈처에 한 마디만 했어도 종편과 ‘일베’가 이렇게 날뛰지는 못했을 것이다.

종편과 보훈처의 '역할'이 전무했던 건 아니다. 5.18을 훼손하고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막았기 때문에 국민 여론과 광주의 민심이 격앙됐고, 이러자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여론을 다독이기 위해 5.18정신과 정체성을 강조하는 쪽으로 태도를 달리 하게 된 것이다. 박 대통령이 5.18기념식에 참석하도록 만든 것 또한 종편과 보훈처의 '역할'인 셈이다.


<본 칼럼은 본지 기사화에 동의하여 게재함을 밝힙니다. 출처/사람과 세상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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