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오후] 暻井 강욱규. 호랑나비같은 햇살 푸릇푸릇 날아와 창가에 이슬처럼 맺힌다. 따스하다. 가까이 가면 옷 태울 듯 화내고 멀리 떨어지면 사랑 주지도 않는 심술궂은 난로 아닌 그냥 따뜻함 가진 그가 좋다. 그런 햇살이 하루중 제일 좋은 시간. 그 이슬 저벅저벅 가슴에 하트손 그리면서 웃으며 다가온다. 목마른 임팔라 건기에 겨우 찾은 웅덩이에서 목빼고 물 핥는 그처럼 그 이슬을 반긴다. 따스함 뿐이던가? 다소 복잡하고 난해했던 마음덩이들을 빛 보자기로 씌워 그것들을 하야얀 비둘기로 만드는 마술사. 오후는 그런 반가움과 마술이 있었다. 기뻐하지 않는다면 찰리 채플린 시대에 그를 보고도 웃지 않는 바보였으리라. 좋은 오후 그를 붙잡고 싶지만 조용히 나그네처럼 시계에게 조용히 갈 길 일러주며 떠나고 있었다. <저작권자 ⓒ pluskorea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시인, 칼럼니스트, 공인중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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