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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KT 프로야구단 창단 전면 백지화

프로야구 '7개 구단' 시나리오 현실로? KBO 수뇌부 책임론 대두

스포츠부 | 기사입력 2008/01/12 [14:31]

11일 KT 프로야구단 창단 전면 백지화

프로야구 '7개 구단' 시나리오 현실로? KBO 수뇌부 책임론 대두

스포츠부 | 입력 : 2008/01/12 [14:31]
▲  불과 보름 만에… KT는 지난달 27일 프로야구단 창단을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그 다짐은 보름을 넘기지 못했다
9회말 2아웃에 등판한 KT가 끝내 세이브를 기록하지 못했다.


KT는 11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프로야구단 창단을 전면 백지화했다. 지난달 27일 프로야구 참여 의사를 밝힌 지 딱 보름 만에 방침이 정반대로 바뀐 것이다. KT의 방침 번복은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협상하는 과정이 수월치 않아 '프로야구단 창단이 기업 이미지 향상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  위태로운 첫발 김시진 감독은 현대 유니콘스의 마지막 감독으로 남게 됐다.
'185억원'이라는 큰 부담 있던 현대


현대 유니콘스 매각은 보기보다 훨씬 복잡한 문제를 안고 있다. 당초 경기도와 인천을 아우르던 현대는 신생구단인 SK 와이번스에 자신의 연고권을 내주고 대신 서울 입성금 54억원(서울 연고구단인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에게 각각 27억원)을 받았다.

하지만 현대는 모기업의 극심한 자금난을 이기지 못하고 SK로부터 받은 54억 원을 구단 운영비로 사용했다. 이 때문에 서울 입성은 무기한 연기됐고 2002년 이후 아무 연고가 없는 수원에 어정쩡하게 눌러 있는 신세가 됐다. 연고지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신인 1차 지명에서 6년째 지명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악재도 겹쳤다.

한마디로 현대는 서울이라는 '노른자위'를 보장받았지만 동시에 54억원이라는 적지 않은 권리금을 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이중성을 지닌 구단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급기야 2007년은 범 현대가(家)에서 추렴해 온 운영비 지원마저 끊겼다. 사실상 뇌사상태였던 셈. KBO는 당장 해체위기가 감도는 현대를 살리기 위한 임시방편으로 대출을 받아 운영비를 충당했다. 현대의 운영비 131억원은 고스란히 부채로 남았다.

이렇게 현대는 연고지를 확정짓기 위한 54억원과 운영비 대출금 131억원, 도합 185억원의 부담을 해결해야 하는 구단이었다. 그간 현대 매각협상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것도 각 기업들이 현대가 처한 곤란한 상황을 몹시 부담스러워했기 때문이다.

창단 발표와 백지화, 불과 보름 만에...

신상우 KBO 총재는 지난 달 27일 기자회견을 열어 KT의 참여를 공식 발표했다. 신 총재는 이 자리에서 "KT는 새로운 구단을 창단하는 형식으로 60억 원의 가입비만 내고 프로야구에 참여한다"고 말했다. 신 총재의 발표는 그간 현대 문제로 고심하던 야구계 관계자들과 팬들의 시름을 덜게 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다음날 28일 가장 직접적인 이해 당사자 두산과 LG가 KBO의 발표에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일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두산과 LG는 "절차를 무시한 KBO의 신생구단 발표를 수용할 수 없다"면서 "KBO의 부당성을 지적하는 한편, 이사회의 재심의와 총회의 의결 절차 준수를 촉구한다"고 힘줘 말했다.

KT는 연고지를 공유해야 하는 두산과 LG의 반발에 30일 "기존 7개 구단이 반발하면 프로야구단 창단을 중단할 수도 있다"며 한발 물러섰다. KT가 프로야구단 창단에서 발을 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 것도 이때부터였다.

결국 KBO는 지난 8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8개 구단 사장단을 대상으로 2008년 제1차 이사회를 열고 KT 창단 문제를 논의했다. KBO 이사회는 이 자리에서 "KT의 야구단 창단을 환영한다. 모든 야구인들과 국민들이 염려했던 7개 구단의 우려에서 벗어나 8개 구단으로 출발하게 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야구 팬들에게 더 사랑받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다만 KT가 자금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KBO를 위해 보다 성의 있는 조치를 취하기를 촉구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KBO 이사회가 KT에 가입금을 더 쓸 것을 주문한 것이다.

이에 KT는 11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프로야구단 창단을 포기하기로 잠정 결정하고 추후 어떠한 논의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KT의 폭탄선언으로 야구계는 다시 한 번 충격에 휩싸였다.신 총재는 현대 야구단 매각 과정에서 "(현대 야구단을) 공짜로 준다고 해도 매입할 의사를 보인 기업이 없었다"고 말했다. KBO가 얼어붙은 시장상황을 충분히 감안해서 설득작업을 펼쳤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결과가 '매각대금 없이 가입금 60억원'에 참여라면 시작부터 논란의 소지가 될 가능성이 컸다. 이는 현대의 빚을 8개 구단이 공동으로 부담하고 서울 연고구단인 두산과 LG의 기득권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말과 다름없기 때문이었다. 또 KBO는 KT에 두산과 LG가 홈으로 쓰고 있는 잠실구장을 일부 사용하게 하고 신인 우선지명권을 내준다는 파격적인 조건까지 내걸었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은 더했다.

물론 대승적 차원에서 프로야구가 기존의 8개 구단으로 운영되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KBO는 이 과정에서 7개 구단의 양해를 구하고 협의를 하는 과정을 생략한 채 일을 진행해 문제를 더욱 키웠다. 서울 입성, 잠실구장 사용은 두산과 LG의 이해가 직접 얽혀있는 부분이며 신인 우선지명권은 현대를 제외한 7개 구단 모두와 연관되어 있다.

KBO가 KT 창단을 발표한 다음날 두산과 LG가 반발 성명을 낸 것만 봐도 매각협상이 '졸속'이었음이 여실히 드러난다. 만약 7개 구단 수뇌부를 대상으로 자세한 정황 설명을 하고 폭넓은 이해를 구했다면 결과는 완전히 달라질 수도 있었다.

더구나 KT의 프로야구단 창단 백지화는 그간 인수 불발로 야구팬들을 울렸던 농협(NH), STX의 실패와 유사한 과정을 거쳤다는 점에서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KBO는 농협과 STX의 매각협상 때도 보안을 유지하지 못해 일을 그르친 전례가 있다. 이번 KT의 참여도 신중히 발표했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400만 관중? 속은 곪아가고 있는데...

지난해 1월 KBO는 농협이라는 새로운 인수자를 만나 협상을 진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조합원들의 영향력이 그 어느 곳보다 강력한 농협이 프로야구단을 운영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결국 농협은 4일 만에 손을 뗐고 현대는 공중분해 위기를 맞았다.

이에 KBO는 대출을 통해 현대의 1년 운영비를 조달하기로 결정하고 새로운 인수자를 찾기 위해 애썼다. 그러나 KBO는 매각협상이 1년이 지연된다는 사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간과하고 있었다.

최근 현대 매각협상 과정에서 농협, STX, KT가 나란히 손을 떼면서 "프로야구단의 가치가 폭락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지만 그것은 현대라는 구단의 특수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성급한 결론'이다. 현대가 아무리 좋은 구단이라지만 131억원의 빚과 어정쩡한 연고지 문제를 안고 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치명적인 약점이다.

실질적으로 해체 후 재창단의 방법을 취해 만신창이인 현대 구단을 떠안는 것은 아예 새로운 구단을 창단하는 것보다도 훨씬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KBO는 400만 관중 돌파에 도취해 샴페인을 터뜨리기보다는 시즌 중 현대의 새 주인을 찾는데 훨씬 더 주력할 필요가 있었다.

이제 현대는 흔적조차 남지 않을 위기에 빠졌다. 20일까지 새로운 주인을 찾지 못하면 18년 만에 프로야구가 7개 구단으로 돌아가면서 한국 야구의 퇴보가 현실로 나타난다. 또한 현대 선수들은 전부 다른 구단의 드래프트 대상자가 되어 뿔뿔이 흩어져야 하는 비극을 겪어야 한다.

보름 만에 방침을 완전히 바꾸면서 야구팬들을 우롱한 KT도 문제지만 더 근본적인 문제는 앞선 두 번의 처참한 실패에도 또다시 신중함을 잃은 KBO에 있다. 신 총재는 이사회에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자기 반성이 담긴 발언으로 7개 구단 수뇌부의 여론을 환기했다. 이제 말로만 반성하기보다 책임감 있는 행동을 보일 때다.누리꾼들은 이번 KT의 프로야구단 창단이 무위로 돌아가자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특히 KBO의 신상우 총재와 하일성 사무총장을 성토하는 발언이 줄을 이었다.

KBO 게시판의 한 누리꾼은 "더 이상 KBO를 믿을 수 없다"며 "이제 신 총재와 하 총장이 물러나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강경한 발언으로 주목받기도 했으며 다른 누리꾼은 "1월 11일은 오늘부로 한국 야구의 국치일이다"는 침통한 말을 내뱉었다.

말을 바꾼 KT를 향한 비난도 있었다. "힘 있는 자가 자기 맘대로 하는 것이 아닌가. KT 집전화 해지 운동이라도 하자"(ID seonkoog)는 의견도 있었고 "저런 자세를 보이는 기업이 야구단을 인수한들 무슨 발전이 있겠나"(ID terry96)라며 차라리 잘됐다는 입장도 보였다.

▲  야구팬들의 분노 KT의 프로야구단 창단 철회 소식이 전해지자 KBO 게시판은 비난 여론이 들끌었다
한편 누리꾼들은 두산과 LG의 반박 성명을 두고도 이기주의냐 아니냐를 놓고 설전을 벌였으며 일부 누리꾼은 "언론의 성급한 추측 보도가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고 말해 언론사의 안일한 보도 행태에 일침을 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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