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 詩] 낙엽
백학 시인 | 입력 : 2017/09/04 [21:06]
낙엽
백 학
가을의 중력을 견디기 위해
나뭇잎은
제 몸안의 수분을 방출하여
가벼워 지고 있다
무심한 눈빛의 무게조차 겨워
홀로인 것들이 몸을 떠는데
못된 사장의 이야기만 늘어 놓고 있는
너의 입술이 계절의 햇살속으로 흩어진다
여름내 취해있던 내 공복의 아픔이
위안처럼 반짝이는 풍광속에 서글퍼도
설렁탕을 앞에 놓고 넋이 빠진다는 것은
취하여 살아왔던 것 만큼이나
어리석은 일이다
술을 마신다는 것도
술을 마시지 않는다는 것도
이별의 뒤에는 모두 추한 일인데
그리움의 중력을 견디기 위해 낙엽은
제 몸안의 기억마저 발산시켜
자꾸, 작아 지고 있다
그 가벼움으로 새들은
진공의 가을 하늘을 관통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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