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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과 합동군제의 문제점

김성만 | 기사입력 2010/04/30 [10:10]

천안함 침몰과 합동군제의 문제점

김성만 | 입력 : 2010/04/30 [10:10]
 
이상의 합참의장이 2010년 4월 19일 예하부대에 보낸 서신에서 “작금의 모든 어려운 일들은 軍의 최고책임자인 내 부덕의 소치이며, 묵묵하게 열정을 다해 일해 온 여러분의 지혜를 모아 미리 준비하고 대비하지 못한 의장의 책임임을 먼저 고백한다. 의장으로서 여러분의 헌신을 선양시키지 못한 것을 자괴(自愧)하고 있다”고 말했다.




합참의장이 왜 자괴하고 있는가?

 3월 26일 야간의 천안함(초계함) 침몰상황에 대한 합참의 초기대응이 미흡하였을 뿐만 아니라 합동작전 지연 등에 대해 개탄하고 있는 것이다. 언론보도를 종합하면 아래와 같다: 천안함 사건은 오후 9시22분에 발생했다. 천안함 포술장이 2함대사령부에 구조요청을 한 게 9시28분이다. 2함대는 9시31분에 속초함(초계함)을 사고해역으로 급파하고 1분 뒤에 해양경찰에 긴급 구조요청을 했다.

 2함대사는 9시31분에 해군작전사령부에 상황보고를 했다. 합참은 9시45분에 해군작전사로부터 첫 상황보고를 받아, 9시51분 청와대 위기상황센터에 상황을 보고했다. 오후 10시 긴급 안보관계장관회의(청와대)가 소집됐으나 국방부장관과 합참의장은 이때까지 천안함 사건을 모르고 있었다.




 합참의장은 오후 10시11분에, 국방부장관은 10시14분에 합참 작전부장으로부터 각각 최초보고를 받았다. 국방부장관과 합참의장은 10시42분 국방부 내 합참 전투통제실에 도착해 상황평가회의를 했다. 합참의장은 지·해·공 합동작전을 총괄하는 최고지휘관이다. 그 합참의장이 국가 비상사태에 버금가는 상황을 40여 분간이나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심각한 문제라는 게 軍 안팎의 시각이다.

 2함대사령관은 9시40분에 서해의 해·공군에 최고 대비태세를 갖추도록 하는 ‘서풍-1’을 긴급 발동됐다. ‘서풍-1’이 내려지면 모든 함정은 즉각 전투에 돌입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춰야 하고, 공군전투기 조종사들은 조종석에 앉아 출격명령을 기다리도록 돼 있다. 그러고도 공군이 KF-16 전투기를 출격시킨 것은 ‘서풍-1’ 발동 후 1시간여가 지나서였다. 합동작전이 미흡했던 부분이다. 




 軍에서는 보고의 중요성을 항상 강조하고 있다. 이는 ‘보고가 작전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軍은 신속하고 정확한 보고를 위해 각 제대별로 지휘통제실을 24시간 운용하고 있다. 여기에 C4I체계, 유무선 전화, FAX 등의 통신시스템을 구비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상황발생에 대비한 위기조치 매뉴얼을 갖고 있다.

 김태영 국방부장관은 4월 14일 국방위원회에서 유승민 한나라당 의원이 “전쟁이 나면 한 시간 뒤쯤 보고 받으실 겁니까?”라고 추궁하자, “상황을 전파하는 과정에서 합참 지휘통제반장이 합참의장과 장관에게 보고하는 것을 깜빡했다”고 답변했다. 합참은 침투, 교전, 대량 인명사고 발생 등 17개 사항에 대해 지휘통제반장이 장관, 의장, 작전본부장에게 즉시 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긴급사태 시에는 여러 명의 상황장교가 분담하여 상황을 동시에 보고 및 전파한다.




국방부가 이것이 문제란 것을 인식하고 있는가?

 그렇다.  김태영 국방부장관은 4월 16일 ‘천안함 침몰과 관련하여 국민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에서 “우리 軍은 이번 일을 계기로 국가안보 및 군사대비태세의 미비점을 보완하고, 미흡했던 초동조치에 대해서도 감사원에 직무감찰을 요청하여 철저히 조사함으로써 軍기강을 재정비하는 등 軍이 거듭나는 기회로 삼을 것입니다.”라고 약속했다.




 왜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가?

 우리 軍이 잘못된 상부 軍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합동군제(合同軍制)의 문제다. 합참의장이 지상·해상·공중작전의 전투부대를 작전지휘(作戰指揮)한다. 그래서 각군의 참모총장은 전투부대에 대해 작전지휘를 결(缺)한 지휘를 한다. 즉 합참의장은 작전과 합동훈련을 주로 하는 군령(軍令, Operation)을, 각군총장은 교육과 훈련 등을 하는 군정(軍政, Support)의 기능으로 분배한 것이다.

 전투부대에서 군령과 군정을 엄격히 구분할 수가 없다. 그런데 우리는 1990년 10월부터 약 20년간 이를 운영해오고 있다. 잘못된 군제로 인해 한국군의 전투력은 전반적으로 약화되었다. 이것이 이번에 천안함 침몰이란 사태로 우리에게 다가온 것이다.

우리와 같은 군제를 채택하고 있는 국가는 없다. 민주주의 국가는 문민통제(文民統制)의 헌법원칙에 따라 3군 병렬체제(3군본부)를 채택해야 한다. 독재정권(공산주의) 국가는 통합군제(統合軍制)를 선호한다. 우리의 군제는 3군 병렬제보다 통합군제에 가깝다. 우리는 민주주의 국가로서 미국·영국·일본 등과 같이 3군 병렬체제가 되어야 한다.




 합참은 최근에 작전분야를 강화했다. 합참은 합동작전능력을 극대화(極大化)하고 2012년 4월의 ‘한미연합사 해체(전작권 전환)’에 대비하기 위해 2009년 4월 1일부로 작전본부를 합동작전본부로 확대 개편했다. 합동작전본부는 합참의장의 전구작전지휘를 위해 기존의 작전본부가 확대된 성격으로 추가로 인사, 군수, 작전과 정보, 작전기획, 지휘통제, 공병 등 7개의 전투참모단을 일반참모부로 편성하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번과 같은 소규모 긴급사태에 신속히 대응하지 못함은 합참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음이 입증된 것이다.




이번과 유사한 일이 또 있었는가?

 최근 사례는 이렇다. 2007년 12월 7일 0706분경 충남 태안군 만리포 10Km해상에서 유조선(Hebei Spirit) 원유 유출사고(1만 2,547㎘)가 있었다. 시시각각 원유가 해안으로 밀려오고 있었다. 그러나 당시 軍의 초기 재난지원이 미흡했다. 당일 오전 10시에 전군지휘관회의가 국방부에서 열렸으나 해·공군 전력(평택·해미기지)을 이용한 유류협착포 살포지원, 지역예비군 긴급동원 등이 없었다.

 그리고 북한의 2009년 9월 6일 새벽5시 임진강 수공작전(水攻作戰)에 우리는 속수무책(束手無策)으로 당했다. 당시 최전방사단에서 수공에 대한 긴급 상황을 합참까지 보고했으나 軍 내부, 관련 정부기관에 전파가 늦어 훈련 중이던 인접사단의 탱크가 물에 잠기고 야영 중이던 국민 6명이 참변을 당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번 사건은 우리 軍에게 뼈아픈 교훈을 주고 있다. 상황전파 지연과 초동조치 미숙이 전부가 아니다. 군령분야의 허점으로 인해 한국군은 이미 오래 전부터 전투부대를 해외에 파병할 수 없을 정도로 약체화되었다. 심지어 아프간과 이라크에 비전투부대(의료, 공병)를 보내면서 사상자에 대한 책임을 우려하여 지원자로 선발해서 보내고 있다. 이런 현실이 어찌 큰 문제가 아니라고 할 수가 있겠는가?

 한국군은 국가보위를 위해 합동군제를 더 이상 유지해서는 안 된다. 하루빨리 3군 병렬제로 전환하고 3군본부를 서울로 이전해야 한다. 그래야 군사전문가인 각군 참모총장과 해병대사령관의 문민대통령에 대한 軍통수보좌가 가능해진다. 국군이 과거 베트남戰에 대규모 전투부대를 자랑스럽게 파병하던 수준의 전투력을 갖춘 軍으로 다시 태어나기를 기원한다. 김성만 예비역 해군중장(성우회/재향군인회 자문위원, 前해군작전사령관).

원본 기사 보기:WPS국제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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