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리졸브-독수리 한미합동군사훈련으로 한반도 전쟁위기가 고조되던 시기였던 지난 3월 10일 스푸트닉은 바실리 카신 러시아과학아카데미 극동연구소 선임연구원의 북 군사력 진단을 소개한 바 있는데 지금 돌이켜보니 매우 주목할 내용이 다수 들어있었다.
http://kr.sputniknews.com/opinion/20160310/1156062.html
그는 한반도에서 대규모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특히 북의 핵무기가 있는 곳으로 추정되는 곳에 (미군)폭격이 가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는데 이는 북이 핵무기를 제외하고라도 매우 위험한 군사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였다.
즉, 군사전문가들이 북 군사력을 매우 위협적으로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카신은 미국이 전쟁 발발시 자신의 동맹국을 보호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한국과 일본의 영토적 온전성을 위협하지는 못할 것이나 내전으로 인한 희생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미사일 방어시스템이 존재하고 있긴 하지만, 예를 들어 현재 예멘에서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으며 예멘군이 보유했던 탄도미사일들이 후티(Huthis)로 넘어가 사우디아라비아 깊숙이 폭격을 가하고 있는 것과 같이 북한도 오래된 90년대 화성5호와 화성6호 로켓을 사용할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에 방공시스템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큰 손실을 보고 있다. 미사일 방어시스템은 복잡하고 고가이며 신뢰하기에는 문제가 있다. 이는 최종적 방어 라인으로 그리 큰 소망을 둘 수 없다"
카신은 북이 신형대출력로켓엔진이나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신형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 화성10호 시험발사, 대구경 정밀유도 방사포 등 북이 최근 매우 위력적인 무기를 공개하기 전에 내린 진단임에도 이렇게 북의 군사력을 위협적으로 보고 있었던 것이다.
특히 후티반군이 사용한 90년대 탄도미사일을 사우디에서 보유한 미국의 패트리어트 등 첨단 방공시스템이 막지 못했다는 점은 매우 의미가 크다고 본다. 본지에서 지난해부터 예멘전쟁과 시리아전쟁을 심층 분석하면서 발견한 이런 사실이 러시아의 군사전문가의 진단과 정확히 일치한 것이다.
사실 후티 반군이 이용한 그 탄도미사일도 북이 90년대 예멘군에 수출했던 것인데 그 예멘군의 미사일이 후티 반군측으로 넘어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사우디 킹 칼리드 공항을 타격하여 사우디 공군사령관이 즉사하고 이스라엘 모사드 요원 수십명과 사우디 장교 수십명 등, 도합 100여명이 현장에서 즉사했던 사건이 있었고 이후에도 사우디가 예멘에 꾸린 공군 거점 등을 후티반군이 탄도미사일로 계속 초토화시켰으며 그 공격하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낱낱히 보도하였다.
뿐만 아니라 사우디의 1조원이 넘는 최신예 이지스 구축함도 후티반군의 스틱스 계열의 구형 대함미사일에 펑펑 얻어맞아 침몰하는 등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내전 기간 10여척의 사우디 함선이 대함미사일에 격침되었다.
이런 보도는 주로 이란의 파르스 통신 등에서 보도했는데 한국의 보수진영에서는 "믿을 수 없다, 말도 되지 않는다"며 무시로 일관했었다. 다만 조선일보 유용원 군사전문기자만은 사우디 구축함의 격침소식을 보고 우리의 이지스 구축함도 그런 위협에 노출될 수 있음을 심각히 걱정하는 글을 올린 적이 있다.
www.jajusibo.com/sub_read.html?uid=22157
그런데 러시아의 군사전문가가 그런 후티반군의 탄도미사일과 대함, 대공 미사일 공격이 사우디-아랍에미리트 연합군에게 심각한 피해를 끼졌음을 알려 준 것이다. 사우디는 미군 무시 수입 1위를 거의 놓치지 않을 정도로 미국의 첨단무기 수입에 열을 올린 나라이다. 패트리어트 등 방공시스템도 최신의 것으로 계속 강화해가고 있는 나라이다. 특히 킹 칼리드 공항은 이스라엘 모사드 요원 수십명이 작전지도를 돕고 있어서 이스라엘의 최첨단 아이언 돔 방공망도 가동 중이었다. 그런데 후티 반군의 구형 탄도미사일을 막지 못했던 것이다.
사실 90년대 북이 예멘에 수출했던 후티 반군이 사용한 탄도미사일과 대함미사일은 구형 중에 구형이다. 북은 이젠 엔진과 정밀유도장치가 완전히 새로운 것을 바뀐 신형을 대대적으로 실전배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북의 미사일들을 한국과 일본의 미군기지 반공망이 과연 막을 수 있겠는가 의문이다.
상황이 이렇게 심각함에도 최근 미국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북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해 차마 입에도 담을 수 없는 새디스트라는 비난까지 언급하였다. 박근혜 대통령도 연일 북을 제재와 봉쇄로 압박하여 핵개발을 한 것을 뼈저리게 후회하게 해야 한다고 국무회의 할 때마다 강조하고 있다.
미국과 한국은 아직 북의 군사력의 실체적 진실을 정말 모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 러시아는 시리아전쟁에 직접 개입하는 등 현재 진행 중인 중동전쟁에 대해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나라 중에 하나이다. 결코 러시아 군사전문가의 견해를 쉽게 볼 수 없다는 말이다.
군사적 대비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되겠지만 북을 심히 자극하는 행동을 자제하고 북과 관계개선을 통해 평화공존을 모색하는 지혜가 절실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북이 최근 제안한 연석회의에 대해 정부에서도 심각히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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