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그리고 낙엽 정은하 가을에는 낙엽을 사랑해야지 하늘 높이 뽐내던 푸르런 잎사귀들 황갈색 약한 춤으로 떨어지는 것을 길 위에 떨어져 밟히거나 채이고 메마른 듯 쌓여있어 바스락거리다가 운이 좋으면 제 자리서 밑거름 되고 어느 날엔 밀쳐졌다 불태워지는 것을 - * 창작 후기 가을철 단풍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색깔을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인산인해를 이루면서 구경 가는 인파를 생각하노라면 단풍의 아름다움이 단숨에 그려진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본다. 철 따라 시간 따라 곡절을 겪었을 터다. 봄에는 가느다란 실 같은 봄비 맞고 여름에는 큰 비, 큰 바람, 천둥까지도 온몸으로 맞으며 녹색으로 커왔을 거다. 그 과정을 지나 지금에 이른 낙엽, 떨어져 딩구는 낙엽들 - 자신 모습을 알았던지 몰랐던지, 지금 보면 어찌 초라하다. 곧 사라지는 그들을 한 번 그리워 할만하다. 이젠 쓰레기 되어, 귀찮아 할 청소원이 있고, 나아가 불태워질 운명이 그들인 것을, 스러지고 마는 것을 - <저작권자 ⓒ pluskorea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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