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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만 호국영령들.."어디에 계십니까?"

이제 겨우 1% 찾아.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을 찾아서

우기수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08/06/05 [11:10]

13만 호국영령들.."어디에 계십니까?"

이제 겨우 1% 찾아.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을 찾아서

우기수 칼럼니스트 | 입력 : 2008/06/05 [11:10]
▲ 6.25당시를 회상하며 증언하는 할머니     © 유해발굴감식단 홈페이지
[현충일 특집] 일년에 딱 한번 전국의 유흥업소가 영업을 안 하고 문 닫는 날이 있다. 그 날은 바로 다름아닌 6월 6일 현충일이다. 대부분 국민들은 그저 하루 노는 법정공휴일로 여기고 들로 산으로 놀러 나가는 날이다. 그러나 6.25 참전 용사나 6.25 때 숨진 장병들의 가족들에게는 실로 슬픔이 북받쳐 올라 가슴이 터지는 날이기도 하다. 

  지금으로부터 58년 전인 1950년 불행하게도 우리는 같은 민족끼리 총부리를 겨누며 남과 북이 서로 싸운 적이 있다. 이 전쟁에서 한국군은 약 16만 명이 전사 또는 실종되었다. 그 중에 아직도 13만 명의 유해를 땅속에 그냥 방치하고 있다. ‘태극기 휘날리며’라는 영화에 보면 50년 만에 발굴된 형의 유해에 늙은 동생이 찾아와 오열하는 장면이 있다. 그런 유해발굴이 이제 겨우 1% 되었을 뿐이다. 아래는 본 글과 관련 있는 ‘전우여 잘자라’라는 군가의 가사이다.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앞으로 앞으로
낙동강아 잘있거라 우리는 전진한다.
원한이야 피에맺힌 적군을 무찌르고서
꽃잎처럼 사라져간 전우야 잘 자거라

우거진 수풀을 헤치면서 앞으로 앞으로
추풍령아 잘 있거라 우리는 돌진한다
달빛어린 고개에서 마지막 나누어 먹던
화랑담배 연기 속에 사라진 전우야

고개를 넘어서 물을 건너 앞으로 앞으로
한강수야 잘 있더냐 우리는 돌아왔다
들국화도 송이송이 피어나 반기어주는
노들강변 언덕위에 잠들은 전우야

터지는 포탄을 무릅쓰고 앞으로 앞으로
우리들이 가는 곳에 삼팔선 무너진다
피가 묻은 철갑모를 손으로 어루만지니
떠오른다 네 얼굴이 꽃같이 별같이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대한민국 정부는 아주 중요한 일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아주 중요한 일이었으나 6.25 후에는 먹고 사는 일이 바빴고, 경제성장 하느라 바빴고, 민주주의 하느라 바빠 모두들 등한시 했던 일이 있었다. 이제는 세계 11위 무역대국이 되면서 경제적 여유가 생기면서 정부는 이 거룩하고 소중한 일에 얼마 전에야 비로서 눈을 뜨게 된 것이다. 

▲ 유해 및 금속유품을 찾기 위한 탐지활동     © 유해발굴감식단
그것은 다름 아닌 6.25 전쟁에서 숨져간 13만 호국용사들의 유해를 찾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거룩하고 숭고한 일을 말함이다. 지금도 이 땅엔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분들의 이름모를 유골이 산야에 그대로 방치되어있다. 이 분들을 찾아 부모형제, 조국의 품으로 모시는 일은 살아남은 우리들에게 남겨진 영원한 책무이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단장: 대령 박신한 www.withcountry.mil.kr)에서 추진하는 ‘ 6.25 전사자 유해발굴 사업’으로 “나라를 위해 희생된 분들은 국가가 끝까지 책임을 진다”는 숭고한 정신과 사명감으로 오늘도 단 한 구의 유해라도 더 찾기 위해 전국의 산야를 찾아다니며 국가무한책임의 의지를 실현하고 있다.
[유해발굴현장 동영상 링크 주소=  http://www.withcountry.mil.kr/webmodule/popup/theme/0/theme.jsp?popupID=99]
 
이렇게 함으로써, 
* 전사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명예를 고양시키며
* 유가족들의 피맺힌 50여 년의 한을 풀어드리고
* 국민들에게 오늘의 우리가 있기까지 그들의 고귀한 희생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림으로써 나라사랑과 호국보훈의식을 함양케 한다는 의의가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사업은 군사정권인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정부에서는 관심을 전혀 두지 않은 사업이었다. 당시는 살아있는 사람들의 인권도 존중을 못 받던 암울한 시절이었다. 하물며 땅속에 묻혀있는 이름 없이 산화한 호국영령의 유해에 관심을 둘 리가 없었다. 

  여하튼 계속 방치되다가, DJ 정부인 2000년 들어서야 6.25 5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육군본부 내에서 담당관을 편성하여 3년간 한시적으로 시작된 사업으로, 실로 반세기만에 대한민국 정부가 숨진 참전용사의 유해발굴에 비로서 눈을 뜨게 된 것이다. 2003년에는 사업을 계속 지속하기로 결정하고, 2005년에는 국가 영구사업으로 추진할 것을 결정하게 된다. 

  드디어 2007년 1월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라는 부대가 국방부 내에 창설되고 현 부대장인 박신한 대령이 첫 부대장으로 취임하게 되고, 노무현대통령이 발굴 현장에 나타나 같이 유해를 발굴하기도 해 부대의 사기를 높여주었다. 2008년 3월에는 ‘6.25 전사자 유해의 발굴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어 국가 영구사업으로의 법적 뒷받침까지 얻게 되었다. 게다가 금년 말에는 부대 건물이 국립현충원 내에 준공되기에 이른다. 

  2007년까지 총 2,108 구의 유해를 발굴하였는데, 아군이 1,568구(국군 1,560 + 미군 8)와 적군 450구 (북한군 339 + 중국군 111)의 유해를 발굴했다. 그 중 70구의 신원이 확인 되었으며, 40구는 유가족까지 확인하게 되었다. 대부분의 유해는 신원 확인을 위한 단서인 인식표 등 유품 부족으로 DNA 검사의 의존이 불가피하고, 부대 예산의 상당 부분이 이 검사 비용으로 한 구당 약 200만원의 비용이 든다. 


▲ 영결식 행사 후 봉송되는 호국용사 유해     © 유해발굴감식단
  우리는 6.25라는 원하지 않은 전쟁을 아무런 준비 없이 맞이함으로서 생겨난 전사자를 제대로 수습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다보니 13만이라는 주검이 이 산야에 그대로 남겨지게 된 것이다. 당시 면서기 정도만 되어도 또는 부잣집 자식들은 무슨 수를 써서든 군대에 안갈 수 있었다. 그런 작은 권력도 돈도 없는 그야말로 말 그대로 필부의 아들들이 전쟁터에서 목숨을 버려 이 나라 이 땅을 지켰던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 전우의 시체를 수습 못하고 남겨두고 갈 때는 전투에 패할 때이다. 이겨서 돌진할 때는 후방에서 전우의 시신수습이 가능하나, 후퇴할 경우에는 전우의 시신수습이 불가능하게 된다. 그래서 패한 전투에서 전사자와 실종자가 많고 그런 전투는 원래 기록이 정확치가 않는 법이라 그 전투지의 유해발굴이 더욱 어렵운 법이다. 특히 전사자가 많았던 낙동강 유역은 근대화의 상징인 개발로 인해 많은 훼손이 와서 유해발굴이 쉽지가 않다. 

  유해 발굴의 위치를 알 수 있는 정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시 참전했던 용사들이나 주민들의 제보이다. 후퇴 시 또는 공격 시 어쩔 수 없이 버리고 가야했던 그 장소를 알아야 유해발굴이 가능한 것이다. 무턱대고 아무데나 땅을 파헤칠 수는 없는 것 아니겠는가! 

  전사자의 가족들은 대개 7~80의 고령이다. 그래서 참전용사들과 전사자의 가족들이 살아있을 3~5년 길게는 10년 이내에 이 사업의 성패는 결정되게 되어있다. 그들이 점점 사라지게 되면 증언도 사라지게 되어 이 사업이 중요한 고비를 맞게 되어 있다. 

  이 사업의 중요한 의의는 국가가 국민의 희생을 중하게 여김으로서 생명의 가치를 인정하는 미래를 위한 사업인 것이다. 국가는 언젠간 또 다시 젊은이들에게 목숨을 달라고 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미리미리 국가가 이런 사업을 통하여 뭔가를 국민들의 가슴 속에 심어줌으로서 참전자와 비 참전자 그리고 산 자와 죽은 자를 잘 융합시킴으로서 국가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이다.

 
현재 6.25전쟁은 점점 잊혀진 전쟁이 되어가고 있다. 따라서 그 전쟁에서 희생된 13만 호국용사들도 점점 잊혀져 간다. 이제 겨우 1%의 유해를 수습했을 뿐이다. 아직도 이 산하에는 99%의 유해가 그대로 땅속에 잠들어 있다. 전사해서 환갑을 땅속에서 맞아서야 되겠는가?

  미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강대한 국가가 된 배경에는 이런 사업을 잘한 이유도 한 몫을 차지한다. 20세기 들어 스스로 세계의 경찰임을 내세우며 미국은 거의 모든 국제전에 참전한다. 수많은 미국인들이 많은 전쟁에서 목숨을 잃었다. 그래도 미국의 젊은이들은 국가가 죽으라고 명령만 내리면 죽을 각오가 되어 있다고 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 봉안식 행사 후 봉송되는 호국용사     © 유해발굴감식단
  미국은 군인이 존경의 대상이며 군 출신이 정치인이 되는 것이 지극히 정상적인 나라이다. 즉 제복이 자랑스러운 국가로, 우리나라의 정치군인과는 그 근본이 다르다. 보스니아 전쟁 때 F-16이 추락하자 한 외신 기자가 조종사에게 “두렵지 않느냐?”고 묻자, 조종사가 “미 합중국이 날 구출할 것을 확신하기 때문에 두렵지 않다.”고 대답했다. 

  이것이 바로 미국의 전투력인 것이다. 전 세계를 지배하는 미군 전투력의 원천이 바로 이런 것이다. 비록 포로라 하더라도 국가를 믿고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기다릴 수 있는 군인들이 국가의 명령을 거역할 리가 있겠는가? 전쟁에서의 전투력은 바로 이런 것에서 결정되는 것이다. 

  미국은 현재 소장(투스타. 한국은 대령)의 지휘 하에 하와이의 J.P.A.C (미합중국 전쟁포로.실종자 확인사령부)에서 년간 1억불의 예산을 써가며 단 한 구의 미군 유해라고 더 찾기 위하여 전 세계의 전쟁터를 샅샅이 뒤지고 있다. 만일 찾게 되면 반드시 관에 성조기를 씌워 본국으로 후송하며, 대대적인 행사와 함께 국민들에게 홍보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국가가 당신네들에게 이렇게 하고 있으니, 국가가 필요할 때 국민들은 목숨을 바쳐야 한다.”라고 은연중에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스라엘도 마찬가지이다. 국가가 나서서 이런 사업을 선도적으로 하니 국민들은 국가를 믿게 되는 것이다. 아랍과 이스라엘과의 전쟁 시 해외에 있던 아랍계 유학생들은 잡힐까봐 전부 지하로 숨은데 반해, 이스라엘 유학생들은 전부 고국으로 돌아가 참전하기 위해 공항으로 향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승부는 여기서 이미 결정 나버렸던 것이다. 누가 이런 상황을 만들었는가? 바로 정신이 제대로 된 국가인 것이다. 

  미국이나 이스라엘은 이러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함으로서 국가가 국민의 희생을 중히 여기며 국민 생명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다는 인상을 국민들의 가슴 속에 깊이 새겨주고 있다. 이것이 그 국가의 경쟁력이며 전투력인 것이다. 

  미국에 비하면 대한민국은 아직 초보 단계이며 그 예산의 규모(현재 미국의 0.4%)나 모든 것이 상대가 되지 않는다. 그것은 바로 그 나라의 국력과도 직결된다. 그러나 우리가 찾아야할 전사자의 숫자는 13만으로 우리가 훨씬 많다. 그럼에도 정부는 유해발굴 사업을 지원하고는 있지만 아직도 대대적으로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철모를 쓴채로 발굴되는 집단유해     © 유해발굴감식단
  문제는 앞으로 5년이 지나면 제보자가 많이 사망할 것이기 때문에 이 사업도 그 이전에 진술 확보 등 많은 정보를 얻어 놓아야 한다. 그러러면 대대적으로 국민들에게 홍보하여 많은 국민들을 이 사업에 동참시켜야 한다. 그런데 국가에서 가장 중요한 이런 숭고한 사업을 하는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국민이 과연 얼마나 될까? 

 
현충일만 되면 떠 올리고, 그 날이 지나면 또 기억 속에서 잊혀지는 그런 유해발굴 사업이 아니라 일년 내내 전 국민이 참여하는 사업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렇게 하려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홍보가 뒷받침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왜냐하면 이 사업은 국가의 미래를 위한 사업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역사를 바로 알자
독자 08/06/05 [18:32] 수정 삭제  
  이나라 평화를 위해 순국하신 선열들의 넋을 생각해 봅니다.
우기수 칼럼리스트의 글을 접하니 안타까운 현실에 한숨도 나옵니다.
국가차원에서 전력을 다하여 그 가족들이나 후손들이 이나라를 자랑스러워 할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길 기대해 봅니다.
고이 잠드소서...
독자 08/06/05 [20:51] 수정 삭제  
  플러스코리아
그 이름값 답게 좋은 글 올려주셨네요.
우리는 모르고 있었ㅅㅡㅂ니다. 남북관계에서 쉬쉬하던 정권들...특히 군사독재정권은 지들이 군인이면서도 호국영령들을 나몰라라 했다니 기가 찹니다. 천벌을 받겠지요.

김대중 정권과 노정권의 민주화 노력에 찬사를 보냅니다.
부대장이 확실한 주관을 가지고 가시면 길이 빛날것이라 여겨 집니다.
진해 08/06/06 [15:41] 수정 삭제  
  친일주구들에의해 저질러진 만행을 넘어 우리 호국영령들을 하루바삐 찾아내 넋을 위로해야한다. 우리 민족과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도 반드시 찾아야만 한다.

그대들의 넋이 구천을 떠돌고 있는데 미국만세를 부르짖는 개신교 광신도들을 개과천선시켜야한다. 플러스코리아가 앞장서라. 황우석 사건의 진실을 보여준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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