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가 준법정신을 흔든다""이 일에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에서 여야가 있어서는 안 된다."청문회는 국가정책을 입안하는 고위공직을 맡을 사람들의 업무수행능력과 도덕성을 검증하여 부적격자를 걸러내는 일을 한다. 국민이 직접 뽑은 대통령에게도 다 맡길 수 없을 만큼 중대한 일이다. 국가 민족의 장래와 국민 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큰 권력을 위임하기 때문이다.
그곳에 나올 사람이면 고향이나 모교에서 자랑할 인물이고 청년 뿐 아니라 대다수 국민들의 우러름의 대상이 된다. 본보기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흠 없고 능력이 걸출하며 덕성까지 갖춘 인재이기를 바란다. 국민들도 그런 사람들 같이 살려고 노력하고 나랏일도 잘 되고 국가 민족도 융성할 것이다. 이 일에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에서 여야가 있어서는 안 된다. 국가 민족의 장래를 이끌어 갈 핵심 인물-인체의 대뇌 부분에 비교되는 인재 중의 인재들을 가리는 청문회에 오른 사람들이 문제가 많다. 국가의 중책을 맡길 사람을 가리는 시스템이 정상이 아닌가? 청문회에 등장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법을 어긴 이력이 있다. 말 바꾸기(거짓), 위장전입. 투기. 병역의무, 세금탈루 등 소시민도 아는 법을 위반했다. 알고도 저질렀다면 범법이다. 법을 어기고도 부끄러워하기조차 않은 표정들이다. 법을 잘 지키며 업무수행능력도 뛰어난 사람이 없는 것일까. 아니면, 인사팀의 눈에 드는 인사 중에서는 깨끗한 인재라고 추천하는데도 그 모양일까? 더더욱 아니면 임명권자가 그런 타입을 선호해서 그렇게 하는 것인가? 천거하기 전에 꼼꼼한 조사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인선 규정이 있는데 어긴 거라면 이제 인사팀을 청문회에 세워야 할 것 같다. 필터가 불량인 정수기의 물을 마시면 탈이 난다. 정책결정자를 잘 못 거르면 나라에 탈이 나고 국민이 고통 받는다. 그런데도 여당의원들의 대부분은 “야당은 흠집 내기만 한다.”며 덮고 넘어가려 한다. 야당도 묻기만 한다. 고위공직을 맡을 사람들은-그들도 국민인데-법을 어기고도 “죄송하다”면 끝난다. ‘법망은 거미줄’이 틀림없다. 나비나 잠자리 등이 걸리면 목숨을 끊지만 독수리에게야 먼지나 다름없음을 재삼 확인할 뿐이다. 힘없는 사람에게 겁주는 법도 힘 센 사람이 전관예우를 받는 변호사를 사면 밥이 된다. 힘없는 국민은 없는 죄도 뒤집어쓸지도 몰라 지레 겁부터 먹지만 힘센 사람들은 법을 우습게 알 뿐 아니라 한 술 더 떠 떡값을 던지며 길들이기까지 한다. 세금만 해도 그렇다. 서민은 돈 없어 기한 넘기면 벌벌 떨며 과징금까지 내는데 힘 센 사람들은 수억 수천의 세금도 내지 않다가 선거나 청문회 직전에 내도 괜찮은 것을 본다. 법을 지키면 손해고 바보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어쩌랴 힘없는 잠자리인 것을….’ 청문회를 보며 자괴감을 갖게 된다. 국민(특히 서민)의 마음이 이래서야 나라가 온전하겠는가? 인사가 만사라는 말을 한다. 반복하지만 특히 정책결정권과 인사권을 갖는 정부 고위직인사는 국가 운명과 국민 생활에 막중한 영향을 끼친다. 그래서 국민이 직접 뽑은 대통령에게 도 다 맡기지 않고 청문회를 하는 것이다. 적어도 청문회에 내어 놓을 인물이라면 좋은 계획을 세워 옳은 길을 걸어왔으며, 일을 잘 처리해 국민을 편안하게 했고, 원칙을 존중하고 검소한 생활을 했어야 한다. 나아가 자신의 임명권자의 잘못을 거침없이 지적할 사람이어야 한다. 대통령을 보좌하는 인사팀은 이런 사람을 추천해야 하지 않겠는가? 군주제와 일제 지배, 군사독재와 제왕적 대통령제로 이어온 우리 정치사로 볼 때 인사권을 갖는 고위직 주변에는 아첨하거나 침묵하는 참모들이 있을 수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결정권자는 자칫 자만에 빠지고 아집이 커지게 된다. 그렇게 되면 점점 아첨을 일삼고 겉과 속이 달라 일관성이 없고 분열을 일으키며 지위에 안주하려 하고, 개인적 이익만 추구하는 나쁜 참모들이 힘을 받는다. 중국 전한시대 유향(劉向)이란 학자가 신하를 각각 여섯 가지로 구분한 육정육사((六正六邪)의 자로 재어보면 힘없는 국민을 밟고 제 개인의 이익을 위해 국법을 위반한 자들이 청문회장에 나와서 이리저리 둘러대다 피할 수 없게 되면 전혀 죄송하지 않은 낯빛으로 “죄송하다” 한다. 사신(邪臣)들이다. 청문회에 오를 인물 정도면 보통 국민의 선망의 대상이요 후학들의 삶의 뱃길에 등대 같은 역할을 한다. ‘어떻게 살았기에 저런 위치까지 오를 수 있었을까?’ 위인전을 읽고 옛 인물에서 배운다면 청문회 등장한 인물들에게서는 현시대의 삶의 길을 배우려 할 것이다. 이런 기능까지 생각한다면 비공개 예비 청문회라도 거쳐야겠다. 나아가 위법, 범법, 탈법 행위에 대해서는 그 끼치는 영향이 큰 만큼 무겁게 처벌해야 한다. 공정한 선거를 위해 투표권자가 금품을 받으면 50배 이내의 벌금을 물린다. 청문회에서 드러난 죄는 그 영향(해악)이 훨씬 크다. 50배의 배도 넘게 처벌하면 어떨까? 아무나 천거하여 국력을 허비케 하고 국민의 준법정신을 흔들어버리는 인사팀의 책임도 물어야하지 않겠는가? [백동 김영수 수필작가] <저작권자 ⓒ pluskorea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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