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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과 나, 그리고 노래

시와 우주

김기수 시인 | 기사입력 2013/01/30 [11:18]

별과 나, 그리고 노래

시와 우주

김기수 시인 | 입력 : 2013/01/30 [11:18]
별과 나, 그리고 노래   
 
 
백산 김기수

 
I. 바람이 와 쓸어가다

 
바람이 등을 떠밀어, 내가 시간 속으로 떨어진다.

실체 없는 바람은

실체 없는 내 흔적을 지우려고

연신 부채질을 해대며 지나간다.

내가 누구에게 깊숙이

몇 번이고 다짐하며 새겼던 침묵의 약속들

머릿속에 그려진 촘촘한 기억들을

바람은 시간을 데리고 와 쓸어가 버린다.


II.
별을 만나다

 
시간에 떠밀리고 있는 나는

억지억지 지우고 싶지 않다는,

한 사람만을 위했다던 무엇이

밤하늘 별을 무시하고 나눴던 얘기들은

바람이 몰고 가며

별 하나 떨군다.

내 정수리를 때린 별은

바람이 남겨놓은 자잘한 것까지 지우며

새로운 진실의 노래를 불러라 한다.

가늘게 기억되던 과거 하나를 들춰내어

짜릿했던 순간으로

멀리 두고, 이제

저, 별을 위해 노래 불러라 한다.


III.
별에게 빠지다

 
내가 알고 있는 산 위의 별!

밤바람 타고 오는 별의 냄새는

미소 되어 아른거리는데

등 떠밀던 바람이 가고, 밤이 끝났어도

내게 남아있는 별은

누구의 별인가!

 
내 속에 있으면서 내 것이 아니라 한다.


몇 년을 머무르면 소유권이 있다 하던데

전부가 아닌 일부만이라도

그도 아니면 머무르기만 해도

마음만 머물러도 되는지

별에게 묻고 싶다.

인간이 별을 딸 수 없음을 알면서도

지금, 이렇게

속으로 부르는 나의 노래는

산속으로 흩어져 닿지 않아도

산을 좋아하는 별이

어디서든 듣고 웃을 수 있을 거라는

그 소망, 내가 소유 했기 때문이다.


IV.
나의 노래

 
'이제는 더 이상 그리워 말자'

짧은 동안 살면서

누군가를 생각해본 적은 많지만

내가 왜 아파하는지 원천의 이유를 알면서도

처방하지 않는 건

운신 할 수 없도록

실체 없는 것에 묶여서이다.

 
낫지 않는 병이라면

굳이

처방 할 것 없이

아파하며 살아도 된다.

자연발생적이었던, 그리고 실체를 모르는 병은

바람이 데려 갈 수 없었고

시간으로도 지울 수 없는

내 노래의 미소로

단단히 남아서

짧은 삶을 아프게 한다.

 
그러는 동안에

어쩔 수 없는 것이 있다면

현재의 상태로 그리 두고 살아도 되지만

이제는

끈을 풀어야 한다.

현실을 잘 모르고 있던 내가

내 처방전에 "괜한 짓을 했나 보다" 라고 쓰면 된다.

 
내게 남아있는 긴긴 시간들

바람이 불어와 내 기억의 흔적, 들추어 놀 때마다

밤하늘 별 하나 관객으로 두고

내 노래, 길게 부르면 그뿐!

시와 우주가 있습니다

김기수 시인 프로필

- 충북 영동 출생
- 카페 '시와우주' 운영(http://cafe.daum.net/cln-g)
- 계간 가온문학회 회장
- 월간 [한국문단] 특선문인
- 일간 에너지타임즈 2017년 문예공모 시 부분 장원
- 시집: '별은 시가 되고, 시는 별이 되고''북극성 가는 길' '별바라기'
동인지: '서울 시인들' '바람이 분다' '꽃들의 붉은 말' '바보새'
'시간을 줍는 그림자' '흔들리지 않는 섬"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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