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망초 白山 김기수 언젠가 당신이 그리울까 봐 물망초 한 포기 심었습니다 속단할 수는 없음이 우리의 일이라지만 분명한 것은 만남 이전의 모습으로 우리는 되돌아가고 만다는 것입니다 앞날을 준비하는 연인들처럼 다가오는 다른 종류의 앞날을 준비해야 합니다 그러한 준비는 뜻밖의 이별을 막고 그 아픔을 이겨낼 겁니다 죽음을 준비하는 자는 현명하다 하였듯이 적어도 이만큼 살았다면 헤어질 준비를 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합니다 그날 함께 풀잎 따던 자리는 그날 함께 손금 보던 자리는 그날 함께 팔 베게 하던 자리는 흔들리는 옛 그림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그날 그 자리에서 헤어진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다가오는 또 다른 이별을 연달아 맞이해야 합니다 그리다 만 그림들이 아쉬움일지라도 生의 이별이든 死의 이별이든 우리는 살아서 헤어져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 되고 맙니다 그것은 잊어서도 안되고 잊을 수도 없는 일이니 삶이 참 얄궂습니다 그런 저런 생각에 하늘이 여러 개로 쪼개져 보입니다 조각난 별들은 파편 되어 내리고 그 틈에서 나는 나와 너와 우리를 흠모했습니다 이는 전적으로 헤어지기 이전의 모습, 현재의 사랑 때문입니다 죽어서도 당신을 잊기 싫어서 물망초 한 포기 심었습니다 <저작권자 ⓒ pluskorea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시와 우주가 있습니다
김기수 시인 프로필 - 충북 영동 출생 - 카페 '시와우주' 운영(http://cafe.daum.net/cln-g) - 계간 가온문학회 회장 - 월간 [한국문단] 특선문인 - 일간 에너지타임즈 2017년 문예공모 시 부분 장원 - 시집: '별은 시가 되고, 시는 별이 되고''북극성 가는 길' '별바라기' 동인지: '서울 시인들' '바람이 분다' '꽃들의 붉은 말' '바보새' '시간을 줍는 그림자' '흔들리지 않는 섬"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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