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바다 / 정정리
차분히 가라앉은 내 형상은 안타까이
하늘과 구분없이 同體로 누워있네
수평선 놓아 버리고 해무의 커텐 속에
어차피 골수 깊이 고독한 내 육신은
한달음에 달려오던 빗길도 행복했다
축축히 젖은 눈매로 몰아쉬는 네 숨결
밤 깊자 살금살금 껴안는 파도소리
목메인 이별 동안 그려 온 네 속옷을
비오는 동백섬에서 벗기는 줄 아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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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 온 나는 / 정정리
해후의 나의 바다, 꿈인듯 착각 속에
불시에 달려와서 눈물로 확인하지만
굵어진 허리 움푹한 가슴이 더 고프다
연인들 키쓰 씬에 내 가슴 풀어 놓고
우렁찬 파도 기세로 뛰 놀고 싶었는데
아련한 내 첫사랑은 흥분조차 더디고
밤새워 광란하던 백사장 짚시족들,
하룻밤 잠자리에 길 카페 쓴 커피도
얄팍한 지갑 두께와 빛 바랜 내 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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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나의 그라운드여 / 정정리
내 심연의 물빛이여, 순정의 원천이여
얼마나 오래 맛에 만끽하는 해후인가
때마침 장마비 궂은 이른 새벽 벤치서
성긴 솔 아래로 얼굴을 살펴보자
잊었단 표정에 너는 너무 잠잠하구나
우리가 이별한 지가 수십년이 지났나
점어등 꽃밭에는 부표물 허연 점선
백사장 가로 섰는 호텔도 무색구나
네 살을 토막쳐 내는 횟집인들 어쩌랴
그래도 그 시절의 추억 고 칸칸에는
아직도 조개껍질 목걸이 철렁철렁
지금껏 내 사랑의 증표 걸고있는 홈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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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해운대 / 정정리
꿈인듯 비 내리는 회한의 달맞이 길
희뿌연 한복판을 몇번을 돌고돌다
여명의 신음소리에 바닷물은 여태도
해무로 수평선을 지우고 누웠구나
안태본 찾아 온 낯익은 나그네는
등굽은 해송 아래서 글썽이는 눈물도.
은 폭 바람결에 비릿 내도 싱싱하다
갈매기 울음조차 갈 앉은 수심 깊이
아직도 끝내지 못한 내 사랑은 어디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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