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서인의 중편소설] 곳고리 1회

임서인 | 기사입력 2016/07/21 [13:49]

[임서인의 중편소설] 곳고리 1회

임서인 | 입력 : 2016/07/21 [13:49]

 

 

 

 [중편소설] 곳고리 1회

 

                   임서인

 

 

 

(선소리) 간다 간다 나는 간다, 북망고개로 나는 간다.

             서른서이 상두꾼아 발맞추어 나아가세.

(상두꾼) 어~허~ 어~허~ 못가겠네

(선소리) 한번가면 다시 올줄 모르드라. 이길을 가면 언제 오나, 인생일생

             춘몽이네

(상두꾼) 어~허~ 어~허~ 못가겠네

(선소리) 북망산이 멀고 먼데 노자없이 어이가리, 가자 가자 어서 가자.

(상두꾼) 어~허~ 어~허~ 못가겠네

 

 

 

 

꽃상여는 애간장을 우려낼 듯 청승맞고 애달프다. 차마 아름다워서 더욱 섧다.

 

단청채색 방 꾸며놓고 포장 올려 햇볕도 가렸다. 연꽃 뚜껑 밑으로 봉황새 한 쌍이 머리를 마주하고 있다. 오색으로 둘러 싼 상여 방은 찬란하여 망자의 하늘길을  설레게 한다.

 

망자는 두 다리 뻗고 편안히 누웠다.

 

상제와 만장을 앞세운 상두꾼들의 발걸음이 천천히 천천히 톱재로 들어서고 있다. 마을 앞 톱재는 옥토끼가 멀리서 자신의 고향인 보름달을 바라보는 형상을 가진 옥토망월형의 명당이 있다고 전해져 사람이 죽으면 흔랑과 앵성에서는 반드시 톱재를 넘어가 장지로 간다. 요즘은 운구차량으로 망자를 모시는데, 망자는 수많은 망자의 마지막 가는 길을 이끌었던 자신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반드시 꽃상여를 타고 가고 싶다 했다.

 

상제는 축제처럼 해달라는 유언에 따라 만장을 드는 사람들을 샀다.

 

다행히 상두꾼은 흔랑과 앵성마을의 조금 젊다싶은 남정네들이 상여를 맸다. 디젊다 해봐야 일흔을 넘었는데, 젊은 사람이 없으니 어쩌랴. 이들이 가장 젊은이인 것을.

 

이들은 하루정도 상두꾼이 부를 후창을 연습했다. 선소리꾼을 구하기가 힘들어 평소에  망자가 녹음해 둔 것으로 대신했다.

 

그래서인지 상여 앞의 요령잡이는 보이지 않고 녹음된 테이프에서 선소리꾼의 통곡에 가까운 소리가 울리면 상두꾼들이 뒤이어 소리를 울렸다. 녹음기에서 나오는 선소리의 주인공은 꽃상여 속에 누워 자신의 마지막 가는 길을 자신이 이끌고 있으니.

 

그래서인지 상제들은 선소리꾼의 소리가 끝나면 더 섧게 울었다. 망인이 평소에 지팡이로 더듬거리며 오고갔던 톱재를 넘으면 망인이 육십년을 살았던 가옥이 보인다.

 

요여, 화려한 꽃 같은 행렬인 만장이 멈추고 굵은 새끼줄을 잡고 한걸음 한걸음 옮기던 상두꾼의 발걸음이 멈추었다. 노자돈이 모자라 갈수가 없다는 것이다.

 

상제가 흰 봉투에 노자 돈을 넣고 새끼줄에 끼웠다. 이내 상두꾼들은 상여를 내려놓고 차려놓은 술상을 빙들러 앉아 술을 마셨다. 상제들의 슬픔도 멈추고 녹음기에서 흘러나오는 망자의 선소리도 멈추었다.

 

잠시, 바람도, 구름도 따라 걷던 걸음 멈추었다.

 

이때, 마을 쪽에서 두 사람이 헐레벌떡 뛰어왔다. 이장과 김두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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