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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애가 보더라도 정치보복이 맞다"

<성난 민심> "최악의 경우 정권퇴진 운동 일어날 것”

임민희 기자 | 기사입력 2009/05/26 [04:24]

“어린애가 보더라도 정치보복이 맞다"

<성난 민심> "최악의 경우 정권퇴진 운동 일어날 것”

임민희 기자 | 입력 : 2009/05/26 [04:24]
“하늘나라에서 부디 평안히 쉬십시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추모하는 시민들의 행렬이 계속되고 있다.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합동분향소를 비롯해 서울과 광주, 대전 등 전국 각지에 마련된 분향소에는 이미 수십 만명의 추모객이 조문을 다녀갔다.

서울의 경우 덕수궁 대한문 앞과 대학로, 서울역 광장, 서울역사박물관 등에 임시분향소가 마련돼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박연차
게이트’와 관련, 자신은 물론 가족과 측근이 뇌물비리 혐의로 집중수사를 받던 중 지난 23일 봉하마을 사저 뒤편 부엉이바위에서 투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이 “현 정부와 검찰의 표적수사에 의한 정치적 타살”이라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검찰청 홈페이지에는 ‘표적수사’를 비판하는 네티즌들의 항의글이 폭주하고 있고 정권퇴진 등 제2의 촛불시위 움직임도 일고 있다.
 
25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마련된 시민분향소를 찾아 추모열기와 시민들의 목소리를 담아봤다.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 송구스럽고 안타깝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청렴하고 정직한 분이었다. 검찰의 과도한 표적수사로 억울하게 돌아가셨다.”

“세계역사상 유례없는 일이 대한민국에서 일어났다. 어린애가 보더라도 분명 정치보복이다.”

중.고등학생을 비롯해 유모차를 끌고 나온 주부, 아이를 데리고 나온 30대 젊은 부부, 직장인, 연세가 지극한 60~70대 노인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많은 인파가 조문에 참여했다. 70대 한 노인은 “평안히 가십시오”라며 연신 통곡을 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 조문에 참여한 시민들.     © 임민희 기자

상당수 시민들은 노 전 대통령 영정을 보며 눈시울을 붉혔고 투신 직전 경호원과 나눈 마지막 대화에서 ‘담배가 있느냐’고 물었던 사실을 가슴 아프게 여기고 영정 앞에 담배를 태워놓기도 했다.     

분향소 주변에는 현 정권과 검찰, 보수신문의 행태를 꼬집는 내용의 문구가 곳곳에 붙어있었다. 또한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서 전문을 붙여 놓기도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추모 수십 만명 애도 행렬 이어져
‘표적수사’‘정치적 살인’…정권퇴진.탄핵 움직임 성난 민심

사업을 하는 박용준(40.경기도 고양시)씨는 “전직 대통령이 돌아가셨는데 찾아뵙는 게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해서 오게 됐다”며 “나는 노사모도 적극적인 지지자도 아니지만 1988년 청문회 때부터 노 전 대통령을 좋아했다. 항상 옳은 길을 걸어왔고 사회비전을 제시해준 분이었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그는 생전의 노 전 대통령을 “서민적인 분이었고 보통의 대통령, 정치인과는 차원이 다른 분”이었다고 회고하며 “억울하다. 향후 검찰이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겠지만 진실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지리라고는 기대하지 않는다”고 회의감을 보였다. 

취업준비생 남상헌(29.서울 아남동)씨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해 “민주주의에 기여하고 권위주의 타파”를 높게 평가하며 “검찰 수사에서 밝혀진 게 아무 것도 없다. 표적수사가 확실하다. 노 전 대통령은 서거했으니까 수사가 종료되겠지만 현 정권인사들이나 제대로 수사했으면 한다”고 씁쓸함을 나타냈다.  

김만식(71.서울 노원구)씨는 답답함을 토로하며 “국민이 바보 같아서 훌륭한 지도자를 죽였다. 국민들이 지켜주지 못했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그는 공직에서 일을 하다 1998년 정년퇴직한 후 2007년 12월부터 지금까지 인터넷 신문 등에 글을 기고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후 이제까지 썼던 정치비판 칼럼 등을 엮어 노 전 대통령 영전에 바치려고 가지고 왔다고 말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도 김대중 전 대통령처럼 남북평화에 기여한 용기있는 분이었다. 이명박 정권이 노 전 대통령과 정책방향이 같았다면 이런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며 “현재 가짜 보수세력에 의해 역사가 거꾸로 가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역사의식이란 과거의 잘못된 역사를 반성하고 우리 민족과 국가가 평화롭고 정의롭게 발전하기 위하여 가야할 역사의 방향을 깨달은 것이다. 그런 역사의식을 가진 국민이 몇 명이 되며 그런 정치인이 몇 명이나 되는가”라고 반문하며 “국민들의 어리석음으로 훌륭한 지도자들이 시련을 겪었다”고 말했다.

최능호(58.서울 북아현동)씨는 “처음 뉴스를 접했을 때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었다”고 애도를 표했다. 그는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송구스럽고 억울하게 돌아가셔서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 서민을 위해 노력을 많이 하신 분인데 정부가 죽음으로 몰았다. 하늘나라에 가서 이제는 평안히 쉬셨으면 한다”고 명복을 빌었다.

유모차를 끌고 조문에 참여한 김지현(34.서울 성동구)씨는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며 충격과 비통함을 전했다. 김씨는 “소박하고 개혁의 의지가 강한 정직한 분이었는데 조금만 더 견디셨으면…”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추모객의 수가 많아졌다. 정오를 넘어서자 점심시간을 빌어 조문에 참여하는 직장인들도 눈에 띄었다. 경비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안용선(63.경기도 용인)씨는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일이 우리나라에서 일어났다. 직장인이지만 특별히 시간을 내서 일부러 왔다”며 “어린애가 보더라도 정치보복이 맞다. 사실상 뇌물이 아니었는데 이것을 꼬투리 잡아서 궁지로 몰아세웠다”고 분개했다. 

안씨는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을 두고 “정치적 살인이 아니고서는 일어날 수가 없다. 그분 성격상 불의와 타협하지 않았던 정직하고 강직한 분이라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마지막 카드로 자신의 몸을 던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 수사는 종료가 됐지만 그를 죽음으로 몰아세운 이명박 정권이 국민들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최악의 경우 정권퇴진 운동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임민희 기자 bravo159@naver.com
 
▲ 조문에 참여한 시민들이 노 전 대통령 서거에 안타까워하며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 임민희 기자
▲ 조문행렬 주변에 묶여있는 노란천에는 노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비는 글귀가 쓰여있다.     © 임민희 기자

<노무현 전 대통령 유서 전문>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가 없다. 여생도 남에게 짐이 될 일밖에 없다.
건강이 좋지 않아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다.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작 아니겠는가?
미안해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화장해라. 그리고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하나만 남겨라. 오래된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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