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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 테러’에 절규하는 시골 중학생들

[네티즌펀치]조선일보의 왜곡-매도 보도를 바라만 보나?

불암산 칼럼 | 기사입력 2006/12/22 [10:27]

‘이념 테러’에 절규하는 시골 중학생들

[네티즌펀치]조선일보의 왜곡-매도 보도를 바라만 보나?

불암산 칼럼 | 입력 : 2006/12/22 [10:27]

2006년 12월 6일자 조선일보는 색다른(?) 사건을 터뜨렸다.

조선일보가 흩뿌리는 물감은 여전히 빨간 색인데, 자신들의 그림에 등장시킨 주인공은 예전에 볼 수 없었던 어린 중학생들이라는 것이다.  현장 사진을 첨부한 조선일보 기사에 따르면 이 사건의 개요는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2005년 5월 하순경, 전북 임실의 관촌중학교 김 모 교사가 학생 180여명과 함께 비전향장기수들의 모임인 「통일광장」이 주최한 ‘빨치산 추모제’에 참여한 것에 대해 공안당국이 조사 중에 있다.

이 행사에서 전 빨치산 윤모씨는 학생들 앞에서 “제국주의 양키군대를 한 놈도 남김없이 섬멸하자” “미국과 이승만 괴뢰정부를 타도하자”와 같은 당시 빨치산 구호를 제창하기도 했다.

현재 전교조 전북지부 통일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 교사는 최근까지도 동료 전교조 교사들을 상대로 주체사상을 전파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학생들에게는 친북반미 성향을 교육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기사 중간에 삽입된 사진은 학생들과 교사의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하여 그들이 마치 무슨 범죄 집단의 모임에라도 참석한 듯한 분위기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사진은 자연스럽게 그들이 참석한 모임에 대한 불순한 이미지를 강화시켜 주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해당 기사와 사진을 접한 조선일보 독자들이 김 교사와 학생들에 대해 어떤 생각을 지니게 될 것인지 추측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거의 대부분의 독자들은 ‘주체사상에 물든 전교조 교사가 학생들에게 친북좌파 의식화 교육을 시키며 현장 체험까지 유도한 것’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자, 그런데 우리는 이러한 판단에 동의하기에 앞서 이 기사에 포함된 다음 몇 가지의 의문을 풀어야 할 것이다.

첫째, 조선일보 보도 사진에도 ‘남녘 통일애국열사 추모문화제’라 명기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빨치산 추모제’라 자의적으로 이름을 붙였는가?

둘째, 같은 사진에 행사 주최는 분명히 ‘전북 재야 및 시민단체’로 되어 있는데, 왜 비전향 장기수들이 모임을 주최한 것이라고 보도하였는가?

셋째, 공안당국은 장소와 일정 및 참석자가 구체적으로 드러나 있는, 그래서 자신들이 명백한  사실 관계를 입증할 수 있는 ‘공안 사건’을 왜 일 년 반이 넘도록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가?

‘빨치산 추모제’와 ‘남녘 통일애국열사 추모문화제’(이하 추모문화제)는 전혀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추모문화제’가 분단조국의 통일을 위해 애쓰다 돌아가신 분들을 위한 ‘문화제’란 의미로 다가오는 반면에, ‘빨치산 추모제’는 빨치산의 후예들이 그들의 넋을 기리는 행사란 의미로 다가온다. 더욱 주목할 것은 ‘빨치산’은 6.25전쟁 중 지리산을 위시한 험준한 산악에서 남한에 대항하여 싸운 북한의 비정규군을 가리키고 있다는 것이다.

조선일보가 노리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조선일보는 관촌중학교 학생들을 ‘빨치산의 후예’로 만들고 싶은 것이다. 중학생들을 대한민국의 자유민주 체제를 부정하고 북한의 사회주의 추종하는 ‘어린 빨갱이’로 부화(孵化)시키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배후엔 비전향 장기수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주사파 전교조 교사가 있다는 그림을 완성하고 싶은 것이다.

군부 독재 정권 시절이라면 조선일보의 의도대로 해당 교사는 간첩죄로 끌려들어가 무기징역에 처해 질 것이고, 학생들은 ‘빨갱이 새끼들’로 사회의 지탄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 가공할 언어의 폭력이다.

이러한 폭력을 결심한 조선일보가 행사 주최를 「전북 재야 시민단체」에서 비전향 장기수들의 모임인 「통일광장」으로 바꾸는 것은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는다.
(세 번째 의문으로 제시한 공안당국의 석연치 않은 태도에 대해서 말하자면 상당히 긴 언설이 필요할 것이므로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하겠다.)

조선일보는 같은 면(3면)의 다른 기사 제목에서도 ‘빨치산 추모제’ 참석을 다시금 반복 강조하고 있다. 이어서 학생들이 ‘통일의 전사’를 자처하고 ‘과격한 친북반미’ 구호에 동조하며 본행사 이후 ‘전북 빨치산을 둘러봤다’는 내용을 보도하고 있다. 한편, 학생들이 6.15공동선언문을 줄줄 외우고 있는 것, 김 교사가 학생들을 재야 통일대회에 이끌고 다니면서 적극적으로 ‘의식화 교육’을 펼친 것 등을 문제 삼고 있다. 또한 김 교사의 학생운동 및 복역 경력을 들추며 사상적 공세를 가하는 조선일보식 센스도 발휘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이런 심각한 상황에서도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추모제에 참가한 것에 거부감을 갖지 않고 있으며, 당시 교장까지도 통일교육 행사에 문제가 없었다고 하자 무척 아쉬웠던 모양이다. 결국 대표적 보수논객인 중앙대 제성호 교수의 입을 빌려 ‘감정적 통일관을 주입시키는 것은 학생들에게 사상 테러를 가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기사를 마무리하고 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남북 분단 이래 최초로 가진 남북정상회담에서 어렵게 도출된 6.15남북공동선언문을 외우는 것이 문제인가? 교육의 주체인 학생, 학부모, 교사와 학교 교육의 총체적 책임자인 교장이 함께 공감하며 실천하고 있는 통일교육을 왜 조선일보는 그리도 못마땅하게 바라보며 색깔론으로 폄하하려고 하는가? 조선일보는 학생들이 북한을 증오하고 적대하며 ‘탱크를 몰고 주석궁으로 쳐들어가자’고 외쳐야만 속이 시원하겠는가?

‘반통일의 전사’인 조선일보의 입장에서는 그럴 만도 하겠다. 하지만 자신들이야말로 언론권력을 휘두르며 어린 학생들에게 ‘사상 테러’를 가하고 있다는 것을 각성해야 할 것이다.

이쯤에서 학생들과  김형근 교사의 반론도 들어보도록 하자.

관촌중 졸업생인 신유미 학생은 이 사건과 관련하여 네이버에 올린 글에서 자신들의 진실을 이해해 달라고 절절히 호소하였다. 자신들은 우익도 좌익도 아니며 그동안 평화통일운동, 세계평화를 위한 명분 없는 전쟁반대, 국산품애용운동 등을 펼쳐왔을 뿐이라는 것이다. 신 양은 조선일보가 추모제와 관련한 거짓기사를 통해 자신들을 사회주의를 찬양하는 친북세력으로 매도하고 있음을 통렬히 비판하고 있다. 또한 모든 활동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펼쳐왔음에도 조선일보가 인터뷰마저 조작하며 자신들을 매도하고 있는 것에 안쓰러울 정도로 간절히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신 양과 후배들은 무엇보다도 거대 권력을 가진 신문이 힘없는 시골학교에 가하는 폭력에 말할 수 없는 충격과 고통을 느끼고 있었다.

김 교사는 아무런 근거도 없이 자신을 북한의 주체사상을 퍼뜨린 범죄자 취급을 하며 어린 학생들을 사상범으로 매도한 조선일보를 용서할 수 없다며 분노를 터뜨리고 있다. 특히 자신과 학생들은 추모문화제 전야제에 참석하고 이튿날 정기 산행을 위해 일찍 자리를 떴기 때문에 본행사에는 참석조차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조선일보가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있다고 맹렬히 비판했다. 또한 자신과 학생들의 명예 회복을 위해서 모든 법적 대응 수단을 강구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하고 있다. 

어떻게 이런 터무니없는 일이 가능할까?

기초적인 사실 관계를 호도하는 이런 일이 과연 대한민국의 거대 신문사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일까?

그렇다. 조선일보에서라면 하루에도 열 번씩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조선일보는 신문이 아니라 ‘찌라시’라는 조롱이 생겨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언론의 기본 사명이 사실 보도에 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뻔히 아는 일인데 자칭 일등신문이라 강변하는 조선일보가 이러한 행태를 보이니 우리

학생들은 도저히 믿을 수가 없는 것이다. 학생들의 순수한 심성이 조선일보라는 썩은 언론권력에 의해 상처받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여기에서 김 교사의 의미심장한 지적이 나온다.

김 교사의 지적에 의하면 조선일보는 이 사건을 단지 ‘하나의 사건’으로 다루려는 것이 아니다. ‘전교조와 학생들을 분리시키려는 목적하’에서, 나아가 케케묵은 이념 대결을 회생시켜 자신들의 모종의 이득을 쟁취하려는 것이다.

조선일보의 이러한 술책은 같은 면(3면)에서 전교조의 ‘계기수업(사회적 이슈에 대해 전교조가 실시하는 수업)’을 친북․반미교육의 연장선상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논조를 통해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조선일보의 음흉한 술수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4면에서는 역시 대표적인 보수 작가인이문열을 통해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으로 이어진 대북 햇볕정책을 비판하며 386그룹과 주사파 세력이 밀착해 있음을 은연중에 드러내고 있다. 이문열 작품의 등장인물 중 하나인 퇴역 장성이 “주적(主敵)을 잃어버린 군대에서 이 밤은 춥다.”고 개탄하는 장면은 조선일보의 현재의 의식 상태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압권이다.

조선일보는 끈질기다. 왜곡과 매도의 화신(化身)답게.

조선일보는 내친 김에(사실은 이미 기획된 것이지만) 다음 날 지면에서도 여전히 이 사건을 물고 늘어진다. 조선일보 기자들 앞에서는 천하의 불독도 펑펑 울고 갈 것이다.

조선일보는 12월 7일자에서 학생들이 완전조작이라고 지적한 주민과 동료 교사들의 인터뷰 기사를 내놓는다. 그리고 자신들의 왜곡을 합리화하기 위해 어린 학생들에게 강압적인 사상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우려스럽다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교수들의 공허한 진단을 끼워 넣는 것도 잊지 않는다.

조선일보는 또한 같은 날 사설을 통해 빨치산 출신 등 수백 명이 모여 “해방구”를 선언하고, “(북한)사령부를 목숨으로 수호” “양키군 섬멸” 등의 구호가 난무한 곳에 중학교 학생들이 참석하였으니 대통령이 책임져야 할 일 아니냐며 따져 묻고 있다. 또한 “빨치산 추모제란 것은 노무현 대통령 취임 후 한 달여 만에 전국 집회로 시작된 것”임을 지적하며 대통령이 이러한 행사를 방조했다는 것을 주지시키는 것으로 대미를 장식하고 있다.

조선일보의 의도가 명확히 드러났다. 조선일보는 어린 중학생들의 통일운동을 전교조와 진보 세력, 그리고 햇볕정책을 계승하고 있는 대통령에게까지 연관시키며 해묵은 매카시즘적  테러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진보세력과 대통령이야 조선일보의 왜곡과 매도에 어느 정도 단련이 되어 있으니 그다지 염려스럽지 않다.

하지만 조선일보가 어린 학생들을 사상 테러의 희생양으로 삼은 것은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 그들은 자신들의 정치적, 이념적 목적을 위해서라면 아무런 죄없는 학생들에 대한 인격 살해도 서슴지 않는다. 일 년 반도 더 지난 사건이니 제자들의 연합고사가 끝난 뒤에 보도해달라는 스승의 간곡한 호소도 그들에게는 일고의 가치도 없는 것이다. 스승과 제자 사이를 이간질시키고, 사회 계층간 갈등을 조장하고, 남북간 이념 대결을 부추기는 조선일보의 ‘반민족, 반평화, 반개혁’ 행태를 결단코 용서해서는 안 된다. 그들의 만행을 그대로 두고서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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