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화 - 상업주의의 중요성 오늘날 한국사회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바로 경제성장일 것이다. 특히 발전도상에 있는 국가에서 경제는 변화의 핵심이다. 따라서 공연예술에도 한국경제가 미친 영향은 실로 막대하다. 그동안 한국경제는 꾸준히 성장해 와서 경제성장과 한국연극을 관련짓지 않고 보기는 힘들 것이다. 이러한 한국연극에 경제적 영향이 확실히 드러나기 시작한 것은 70년대 후반이다. 이때 중동의 건설 붐으로 한국은 유사 이래 최고의 경제적 호황을 이루게 되고, 이때 우리나라에서도 상업극의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러한 조짐을 읽을 수 있는 것이 바로 그 시기에 현대극장에 의해서 시도된 뮤지컬의 발흥이고 추송웅으로 이어지는 연극의 대중화현상이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를 받아들이기에는 한국연극의 예술지상주의는 너무나 견고했다. 그리고 매스컴마저도 앞장서서 연극의 상업주의를 공격했다. 이때 신문 문화면이 연극을 공격하던 주된 용어가 ‘연극의 상업주의’였던 것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다. 하지만 이 시기야말로 한국연극이 진지하게 상업극에 관심을 가져야 했던 절호의 기회였다. 그러나 우리 연극, 문화계는 상업주의를 가장 크게 경계하고 경멸했다.
그러면 왜 상업극이 중요한가? 영화에서 그 좋은 예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사실 한국영화의 발전은 ‘김기덕영화’에 있지 않다. 분명 강제규감독에게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아무리 ‘김기덕영화’가 유럽에서 성공을 거두었다고 해도 ‘강제규영화’가 상업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면 한국영화는 지금과 같은 모습을 갖추지는 못했을 것이다. 이처럼 관객을 모아 흥행을 해야 하는 장르의 공통된 운명은 바로 상업성을 간과할 수 없다는 점이다. 대중의 호응을 받지 못하면 생명을 유지하기 힘들고 지속적인 발전도 기약할 수 없기 때문이다. 흥행이 잘 되어 돈이 풍성해져야 일단 재능 있는 종사자들이 모인다. 그리고 이렇게 인재가 모여 들어야 발전을 도모할 수 있고 그래야 지속적으로 투자자본도 모인다. 자본주의에서 돈이 모이지 않는 곳에는 인재도 모이지 않아 결국 쇠락의 길을 갈 수밖에 없는 것은 상식에 속하는 일이다. 따라서 공산주의도 아닌 자본주의에서 상업성을 확보하는 것이야말로 궁극적으로는 예술성을 확보하는 것이 된다. 인재들이 예술성을 향상시키기 때문이다. 지금 유럽은 밤에 사람들을 극장에 끌어 모으기 위해서 TV의 번성을 인위적으로 막고 있다. 이런 노력도 없는 나라에서 흥행을 경원시해서는 어떠한 발전도 공염불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사실 자본주의에서 미술 애호가들은 순수한 예술적 안목으로만 출발하지 않는다. 처음에는 이재(理財)의 수단으로 또는 집에 장식품을 구입하려는 동기로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순수 예술애호가란 실제로 존재하기 힘들다. 하다못해 신분상승을 염두에 두기라도 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예술의 자본추구는 자본주의 체제에서 번영의 아주 중요한 동인이 된다. 하물며 관객이 존재해야 생명을 유지하는 공연예술에서 흥행과 자본집중은 최대의 덕목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이를 무시하고 한국연극이 살아남을 방법은 아무데도 없다는 것은 너무나 확실하다. ..............................제4화 - 어떻게 변신을 해야 하나?에 계속.... 뉴스컬쳐(원본 기사 보기) <저작권자 ⓒ pluskorea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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